나 성장일기 : 심리학을 통한 자기 양육 ep7.
“10분 뒤에 주차장으로 내려와.”
한 달 전 즈음 일이다. 새 학기 한창 바쁜 야근이 많은 시기였다. 저녁 9시경 걸려온 전화 한 통. 이 밤에 누군가 했더니, 30분 전 퇴근한 부장님의 전화였다. 대문자 H 그녀는 퇴근하던 차를 되돌려 다시 돌아온 것이다.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일을 하는 어린 친구들이 귀가하던 그녀의 발목을 잡았단다.
무심하고 건조하게 손에 건네준 샌드위치 봉지.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마음의 촉촉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굶주린 내 배를 채워 주어서, 그리고 퇴근하던 발걸음을 되돌려 마음을 채워준 든든한 온기가 참으로 감사했다.
그리고 머릿속에 남은 한 마디. 나는 저런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꿀물 텀블러
일주일 전, 환절기 감기로 한창을 콜록거렸다. 잠긴 목을 부여잡고 출근한 날 책상 위에 슬며시 놓인 텀블러 하나. 내 텀블러는 아닌데 누구의 것이지. 텀블러 바닥에 붙은 라벨 하나, 그리고 가장 친한 동료이자 친구인 소문자 h의 이름.
그녀는 환절기마다 감기에 자주 걸리지 않느냐, 꿀물 마시고 얼른 나으란다. 세상에 집에서 직접 타온 꿀물이라니. 내가 살다 보니 직접 탄 따끈따끈한 꿀물도 받아본다.
그리고 머릿속에 남은 또 다른 한 마디. 나는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어른인가?
대문자 H와 소문자 h의 그녀들이 나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녀들은 나에게 '다정함'을 남겼고, '부끄러움'을 남겼다. 그리고 진정한 '어른됨'을 보여주었다.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아는 그녀들의 다정함에 감동했으며 다정함 한 조각을 내밀지 못했던, 그간 어른답지 못했던 내가 진심으로 부끄러웠다. 나는 어떤 동료였고 어떤 후배, 선배였으며, 이런 온기를 나눠 왔던 친구였던가.
진정한 어른의 조건, 묵직한 다정함.
진정한 어른의 첫 번째 조건, 그것은 '묵직한 다정함'이다. 주변을 한번 더 둘러보는 것.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잠시의 시간을 내는 것. 모두 바쁘고 팍팍한 세상 살이 속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지 않을까.
'어른됨'을 배우겠습니다.
나도 한 조각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다정하고도 묵직한 어른으로 남고 싶다. 그래서 나는 '어른됨'을 배우고자 한다. 그리고 이 부끄러움을 지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