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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의 일원이 되어 돌아온 Q8 e-tron 콰트로

늘어난 배터리, 빨라진 충전. 거기에 오프로드까지

지난주에 아우디 Q8 이트론을 시승했습니다. 숫자 ’8‘과 SUV를 뜻하는 Q를 결합한 Q8 e-tron으로 바꿨지요. 처음에는 전기차 단독 모델이었으나 지금은 라인업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플래그십이기도 하고요. 그 뒤에 붙는 숫자는 가속성능으로 차의 성능 구분과 트림 레벨을 보여주는 건데요, 공식 계산법 아니라도 1-5.5=4.5식으로 따져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4.5초가 걸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엔진의 출력 혹은 배기량 등으로 성능을 나타내고 그걸로 모델 등급까지 구분하는 건 독일 회사들의 특성이기도 하군요. 아우디는 일반 모델이 ‘e-tron’을 붙여 전기차를 나타냅니다. 전동화를 하겠다는 독일 3사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입니다. BMW는 i라는 모델 구분이 따로 있고요. 벤츠는 EQ로 뭘 어떻게 하려는지, 라인업 정리를 어쩔 건지 걱정이 앞서고요.

오랜만에 봤는데, 새삼 쿠페형인 스포트백이 예쁘다는 생각을 다시 했네요. 특히 지붕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곡선이 자연스러워 뒤에서 봐도 부담이 없습니다. 물론 실내는 머리 부분을 많이 파서 헤드룸도 부족하지 않고요. 트렁크 공간 넓히려고 뒤로 잡아 빼거나 지붕선과 맞추겠다고 잔뜩 높여 놓은 경쟁회사들 차보다 훨씬 매끈하고 좋네요.

여하튼, 페이스리프트를 하며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키우고 뒤쪽 모터를 바꾸는 등 하드웨어 변화와 함께 소프트웨어적으로도 달라져 주행가능거리가 늘었습니다. 기본형인 50이 복합기준 298km, 55가 368km입니다. 쿠페인 스포트백은 351km고요.


실제 계기판에 찍힌 주행가능거리는 위 사진처럼 430km가 넘습니다. 여기서 시승장소인 여주까지 85km 정도를 달리고, 현장에서 (아무래도 전기 소모량이 많은) 오프로드 주행을 한 후 다시 85km를 달려 서울로 복귀했을 때의 주행가능거리가 281km였습니다. 물론 전비에 가장 좋은 환경인 밀리지 않는 국도 주행이 많긴 했어도, 최소한 400km 이상은 기본이고 잘만 타면 500km가 찍히는 것도 어렵진 않겠더군요.


그리고 오프로드 주행. 사실 코스는 무난(?)했습니다. 제가 나름 <4WD&RV>의 기자였고 지프와 랜드로버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한 경험이 있잖습니까. 원래 이런 제조사 운영 오프로드 시승은 차에 맞춰 설계하고 만듭니다. 극복할 수 있으나 극적으로 보이는, 그런 코스인 거죠.

그런데 중요한 건, 제 기억으로 우리나라에서 전기차를 시승하며 공식적으로 오프로드 주행을 한 것이 처음입니다. 차 바닥을 보호하는 건 기본이고요, 2670kg의 무거운 차로 고운 흙이 덮인 언덕을 올라가고 모글 코스를 지나며 진흙탕에서 접지력을 찾아 움직이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76mm가 오르내리는 에어 서스펜션은 오프로드 용이라고 보기에는 스트로크가 짧은 편인데, 주행 모드를 ‘오프로드’에 놓으니 꽤나 잘 달리더군요.


재밌는 건 Q8 이트론은 운전대 좌우 패들시프트를 눌러 회생제동양을 제어하는데요, 이걸 최대로 하니 마치 로 기어에 넣은 것처럼 내리막에서 속도가 더 떨어지더군요. 여기애 내리막 주행보조 제어까지 작동하니 제어가 정말 편했습니다. 만약 회생제동량을 더 키울 수 있다면, 그걸로 바퀴의 움직임 제어가 된다면 새로운 장비가 되겠더군요.

물론 1억이 넘는 차로 이런 흙길을 얼마나 다니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갈 수 있다는 믿음과 실제 능력입니다. 안심감을 얻을 수 있는 거죠.

Q8 이트론은, 기본적으로 편하고 큰 전기 SUV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충전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는 인증기준 300km, 실제 차에 표시되는 기준 400km 이상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최대 170kW로 빨라진 급속충전 속도는 사용성을 더 좋게 만들어 줍니다. 시승했던 프리미엄 모델은 내장재, 특히 시트가 편하고 좋더군요.

저는 어디를 가도 전기차의 한계와 가능성을 같이 이야기합니다. 이 둘에 모두 관련된 단어가 ‘다양성’입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판매 부진이 나쁜 경기과 다양성 부족 때문이었다면, 앞으로 전기차의 성장은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새로운 혹은 발전된 전기차들이 나올 때부터입니다. Q8 이트론처럼 대형 SUV도 마찬가지고요.


언제건 기회 되면 장거리를 다녀와야겠네요. 실제 충전 속도 등이 궁금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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