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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자따봉 Oct 20. 2023

0. 디지털 모니터링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2020.10.2

디지털 모니터링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퇴사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하는 지점들이 많았는데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렇게 활동이 끝나자마자 바로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사람 연이 참 신기한 것 같다. 나는 디자인을 좋아해서 시각적인 자극에 대해서 약하다. 그래서 다른 분야쪽은 다 할 수 있지만 디지털성폭력은 절대 못하겠다는 생각을 종종했었다. 하지만 너무 좋은 기회가 와서, 꼭 같이 해보고싶었다.

디지털 모니터링단 교육을 이수하고 오늘부터 실질적인 활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교육을 열심히 들었지만 아직도 감이 안 잡혀서 일단 해보면 감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한달에 67시간, 그러니까 매일 2시간씩만 열심히 하면 되며, 시급으로 계산해서 보내주기 때문에 마침 직장을 퇴사해 생계가 걱정이던 나에게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다. ​


디지털 모니터링단 활동은 가해자 추적이 중심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성폭력의 바다에서 쓰레기를 줍는 작업으로 생각하면 좋을 듯한다. 교육을 들으며 막연히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그 추악함을 실제로 보고 싶지 않아서 회피했던 여성폭력의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한국남자들은 생각보다 더 최악이었고 강간범들의 카르텔은 아주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트위터는 그저 내가 원하는 취미를 이야기하고 고양이 사진이나 보는 공간인 줄 알았지 이렇게 많은 디지털 성폭력물이 활개를 치는 공간인 줄 몰랐다. 악착같이 성폭력을 행사하겠다는 좆들의 의지와 그 방식에 토악질이 나왔다.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구하며 어떠한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는 인간들이 쏟아지는 공간에서 내가 같이 살고 있다니 참담했다. 이들이 그토록 섹스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지 생물학적인 흥분 때문이 아니라, 지극히 남성들의 판타지로 채워진 영상을 보며 보며 남성들의 강간카르텔을 학습하고 자신이 언제든지 여성을 착취할 수 있는 존재임을 재확립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해당 활동은 직접 디지털성폭력 영상들을 찾아다니고, 청소년 성착취에 가담하고자 하는 이들을 고발하는 활동이다. 아까 말했듯이 나는 시각적인 자극에 약한데, 매일 같이 포르노를 2시간씩 찾아다니면서 신고하면 내 멘탈이 잘 버틸 지 걱정된다. 한편으로는 정말 의식없는 남자들이 이 사업에 진행했다면 야동 개꿀ㅋ 하면서 사업에 지원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타 단체에서 진행한 디지털 모니터링단 활동 수료식에 참여한적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남성들이였고, 다들 쉬운 활동이었다며 웃는 분위기이길래 조금 싸한 기분이 든 적 있다. 그리고 내 옆에 있던  교수는 여성의제에 관심있는 자기 자신에 취해있었는데, 나에게 '성폭력 감소를 위해 공창제를 운영해야한다,'라고 말해서 해당 기관에 신고를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남들은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를 추적하는 활동까지 기어와서 자기가 깨어있다고 착각하며, 성착취 영상들을 보면서 좆을 세웠겠지. 역겹다.​


오늘부터 나는 2시간씩 꼬박꼬박 작업을 하고, 그에 대한 일기를 써내려가려고 한다. 매일 매일 어떤 기록들을 기록하게 될지 기대된다. 활동을 하면서 여유가 된다면 포르노그래피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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