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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Aug 28. 2023

청소하면서 듣는 음악


얼마 전 맘에 쏙 드는 책을 선물 받았다. 이름하여 청소하면서 듣는 음악..! 제목처럼 여러 장르의 음악을 추천해주는 책이다. 일주일마다 한 번씩 청소 루틴을 가지고 있는 나의 생활을 알고, 책 안에 든 음악들이 꽤나 괜찮다는 친구의 추천으로 받은 책이 마음에 들어 여기저기 모시고 다닌다. 특히 여행가거나 퇴근 후 등 여유 시간엔 꼭 펼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걸 생각하며 골라준 마음까지 덧붙여 더 귀했달까. 선물에 있어서 자본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건  언제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이라 상대방을 세심히 바라보고 주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글쓴이 활체가 묘사적이고 음악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은 점도 내 서타일이자 글의 집중도를 높여준다. 글쓴이는 고등학생 때부터 꽤나 유니크한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활자로 이야기하는 음악은 작가의 추천 이유를 하나씩 더듬어보고 유튜브에 검색해서 듣는 맛이 있다. 뮤지션과 앨범 소개부터 추천한 이유, 음악과 얽힌 개인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그때부턴 한번 듣고 마는 일회성 음원이 아니다. 새로이 알게 된 굵직한 뮤지션들이 많았는데 관심이 생기면 이것저것 다른 앨범을 찾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전체 내용 중 절반 가량의 음악을 플레이 해 본 시점에서 재즈 장르가 많고 시티 팝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그리고 유니크한 앨범을 많이 알게 된 사람이 된 거 같아 그것 또한 기분이 조커든요. 책이라는 아날로그의 맛을 다시 찾고, 이 속에서 알게 된 노래를 디지털 수단으로 찾아보는 조합도 괜찮은 시도였다. 스마트폰과 검색 엔진에 헤매는 시간이 줄어들기도 했기 때문. 문득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친구와 책이 귀중한 게 아닐까 싶다. 이 선물을 받은 날은 조현아의 목요일밤 유튜브 채널의 한 장면처럼 깔깔거리며 놀았는데, 근래 편하고 즐거운 시간이 있다면 top3에 들지 않을까. 결이 맞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즐거움을 담보하는 날이 많다. 주변 지인들은 나를 통해 회사 친구들 얘기를 듣다 보니 우리 회사 사람들이 모두 개성 있고 특이하다 얘기 한다. 실은 모두가 그렇진 않고 내가 유독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고 가깝게 지낼 뿐이다. 최근엔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의견 줄 일이 있었는데, 개인적인 주관을 덧붙여 본다면 본인만의 색깔이 있는 친구들을 선호했다. 평가 기준 중 과제의 완결성도 중요하지만 그런 부분은 회사에 들어와서 경험하고 배우며 터득해 나가는 거라 사회생활을 좀 더 일찍 한 사람들이 언제든 알려줄 수 있는 범위라 생각했다. 대신 본인만의 해결방법이나 개성, 내면의 단단함이 있는 사람을 스스로 선호한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채용을 앞둔 친구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답을 내려주기보단 본인이 생각할 수 있게 방법을 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과정을 돌이켜보면 사람을 볼 때나 누군가와 급격히 친해질 때 인간관계를 유지할 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같다. 무튼 그런 결이 맞는 사람들을 곁에 두는 것은 귀한 경험이고 또 나를 생각해서 전해주는 여러 모양들도 귀이 받고 베푸는 마음을 잘 가져가야지. 내일 출근하기 전에 짬이 있다면, 청소하면서 듣는 음악 책을 펼쳐들어 한 페이지를 읽고 추천곡을 반복재생 할테다. 이렇게 하나씩 곱게 듣는 음악이 재미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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