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지는 날입니다
사람들은
굵직한 빗방울이 닿지 못하게
튼튼하고 커다란 우산 아래로
자신을 감춥니다
그 안에는 나만의 공기가 흐릅니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조용한 고독이 머뭅니다
거리에는 각자의 우산들이 펼쳐져
겹쳐지지 않는 둥근 지붕들이
서로를 조금씩 갈라놓습니다
모두가 제각기 숨어 있지만
어떤 날은
우산 아래에 누군가를 들이기도 합니다
좁아지고 조금 불편해져도
조금씩 젖어가는 어깨가
썩 나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내가 좀 더 희생하기로 합니다
결국 우리는 함께
흠뻑 젖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웃음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