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곽예지나

여름 방학부터 쓰기 시작했던 글이 겨울 방학이 되어 끝났다. 처음 브런치 북을 계획했을 때 나의 예상 목차는 12개 정도였다. 하지만 쓰다 보니 설명할 부분이 늘어나고, 애초에는 쓸 계획이 없었던 글감들이 떠오르면서 스무 개가 넘는 목차를 만들었다. 내가 이렇게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었나?

여기 작성된 글들은 대부분 평소에 학급 경영을 하면서 내가 늘 머릿속에 담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글쓰기 작업을 하면서 모호했던 부분이 정교해지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학교는 교육을 위한 곳이다. 그러므로 학습 지도에 관한 내용은 교사가 알고 공유해야 할 중요한 영역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일단 학급이 제대로 세워져 있어야 하는 법이다. 게다가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교육은 단순히 교과서 속 세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배려, 협동, 나눔, 이해, 공동체 정신 등과 같은 가치는 교과서 밖에 있다. 결국 학습 지도가 1순위라면 학급 경영은 0순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글을 쓴 이유이다.


요즘 교육 현장은 과도기에 있다. 교사의 권위와 권한은 보장하지 않으면서 책임은 가중되고 있다. 여전히 교사에게는 전통적인 스승의 상을 기대하지만 그만큼의 존경은 보여주지 않는다. 교사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면서, 자기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의 수준은 높기를 바란다. 사실 교사의 수준이 높아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교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과 대우를 높여줌으로써 더 많은 인재들이 교육계에 들어오게 하는 것인데 말이다.


나 또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현재의 상황에 적당히 타협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때로는 내가 기울이는 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하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교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을 성장시키면서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맸다. 이 글에 적은 다양한 학급 경영 기술과 나의 철학들이 그 고민의 과정에서 얻은 나름의 결론이다.


누군가 한 명의 선생님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최소한 나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니, 이미 바람은 이룬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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