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와 벤지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폴란드로 가 투어에 참여한다. 친척이지만 성격은 전혀 딴 판인 데이비드와 벤지는 서로를 이해하는 듯 이해 못 하는 듯 투어를 진행해나간다. 소심하고 조용하며 안전 제일에 규정에서 벗어나는 걸 싫어하는 데이비드와 정반대로 처음보는 사람과도 잘 이야기하고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는 벤지. 데이비드는 투어 사람들과 같이하는 식사자리에서 벤지의 과거를 얘기하고 그런 벤지를 살짝 부러워했다고도 이야기한다.
데이비드와 굉장히 가까운 성격을 가진 사람인 벤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벤지가 뭔가를 따질 때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고, 가지 말라는 곳을 가려고 할 때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간다. 벤지의 행동을 거의 이해하기 힘들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마치 아는 사람처럼 대화하는 것도 신기하다. 큰 동상앞에서 투어 사람들을 다 같이 모아서 같이 사진을 찍는 것도 대단하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비드가 벤지를 부러워했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나는 데이비드와 굉장히 닮은 사람이다. 데이비드와 같은 삶을 살아온 나에게는 벤지같은 용기가 없다. 마음 깊숙한 곳에 벤지같은 행동을 하고픈 마음이 살짝 있지만 이것은 절대 행동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그게 큰 불편이 아니라면 그냥 넘어가게 된다. 아마 데이비드도 그랬을 것이다. 조금더 자신감있고 무모하게 도전해보고 싶지만 그렇게 타고 태어난 사람이라 그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무모하다싶이 도전하는 친척 벤지를 보고 데이비드는 자기자신이 많이 한심해 보였을 수도 있다. 데이비드는(나는) 벤지가 무모한 행동을 할 때마다 머리가 아프지만 마음 구석 어딘가에는 나도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으면 어땠을까라는 작은 조각이 존재했을 것 같다.
하지만 벤지도 데이비드를 동경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벤지는 데이비드가 부러워하는 무모함을 가졌지만, 데이비드가 가지고 있는 안정감은 가지지 못했다. 정신적인 문제를 많이 겪으면서 다양한 고통을 지내며 살아왔다. 사람은 보통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것을 동경하곤 한다. 그렇기에 벤지는 데이비드가 가지고 있는 안정감을 원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데이비드가 가지고 있는 평범함, 이 또한 원했을 수도 있다. 직장에 다니고, 가정을 이루고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들을 벤지는 부러워했을 것 같다. 데이비드와 벤지 모두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크게 있었을 것 같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다 같이(데이비드 빼고) 큰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다. 나는 데이비드처럼 절대 찍지 않았겠지만, 벤지가 투어 멤버들을 모아서 사진을 찍는게 굉장히 좋아보였다. 처음이라 어색할 수도 있는 서로를 모아 큰 추억을 만든다는 것에 벤지가 다시 한 번 대단하게 느껴졌다. 아마 그 사진을 나중에 보는 투어 멤버들은 그 사진을 찍었을 때의 상황이 자세히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