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잘 있거라, 몽골초원아!

by 윤기환

몽골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해외여행의 시작과 끝은 공항이다. 도심을 벗어나 공항으로 가는 길엔 또다시 몽골 특유의 한가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맑고 부신 햇살이 차창을 두드린다. 창을 열고 상쾌한 초록의 기운을 눈과 가슴에 담는다.


4박 5일, 잠깐 다녀가는 여행객이 몽골의 진정한 속살을 알리 없지만, 스쳐 지나간 겉살이라도 눈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은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특히, '열혈청춘만세'가 국토대장정을 하면서 늘 소망하던 해외 라이딩이 현실화 되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 문명의 세계를 벗어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초원을 달리며, 마냥 신선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전거는 자동차로는 맛볼 수 없는 '느림의 미학'이 있다. 특히, 초원의 흙길과 풀밭은 속도를 낼 수는 없지만 그 느림 속에서 초원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 태초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초원. 허허벌판에 우뚝 서있는 몽골의 자존심, 칭기스칸 동상. 제주의 오름을 닮은 수많은 언덕과 서낭당 같이 친근한 '어워'와의 만남. 어릴 적 소풍과도 같았던 초원 위의 오찬과 만찬, 그리고 바람이 몰고 온 허브와 풀꽃 향기. 말떼, 소떼, 양 떼들과 교감하고, 하늘과 구름, 강과 바람과 함께하던 순간들.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빗길 라이딩과 말을 타고 만난 원시의 초원. 무수히 쏟아지던 밤하늘의 별들, 불멍과 별멍......


이 모든 행복을 안고 첫 해외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이제 우리는 또다시 떠날 해외 라이딩을 기약하며 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칭기스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울란바토르시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다. 초원 한가운데 우뚝 자리한 공항은 국제공항 치고는 규모가 매우 소박하다. 2021년에 자리를 이전해서 새로 완공된 칭기스칸 국제공항은 일본이 자본을 출자하고, 기술은 한국이 많이 투자했다고 한다. 최근 이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 중 한국인이 단연 으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 듯, 공항 대합실엔 친숙한 언어가 왁자하게 들린다.

칭기스칸 공항 풍경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나니 몸이 축 처진다. 이젠 어서 집에 가서 푹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여행이 행복한 것은 '다시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라는 역설은 옳다. 떠나는 설렘과 돌아갈 보금자리가 있어 여행은 늘 새롭고 행복하다.


비행기가 서서히 이륙하고 있다. 창밖으로 몽골의 푸른 초원이 펼쳐진다. 손을 들어 희미해져 가는 드넓은 초원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잘 있거라, 몽골 초원아!! 함께 한 시간 행복했다. 곧 그리워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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