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해지지 않아도 괜찮아진 이유
결정을 하고 나서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은
속도가 아니라 여유였다.
무언가를 더 해야 할 것 같던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았다.
서두르지 않아도
놓치지 않는다는 확신,
그게 여유의 시작이었다.
예전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바빴고
마음이 불안해서 더 움직였다.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사라진 게 아니라
급해질 이유가 사라졌다.
결정은
삶에 여백을 만든다.
선택하지 않은 가능성들이
정리되고 나면
지금의 하루가 또렷해진다.
그래서 여유는
시간이 많아서 생기는 게 아니라
갈 방향이 분명해질 때 생긴다.
오늘의 여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미 끝난 질문을
다시 붙잡지 않아서 온 것이다.
나는 오늘
조금 천천히 걷는다.
그래도
가야 할 곳에서
멀어지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다.
— 기쁜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