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버리니, 비로소 보인 것들

인연이 흩어지는 순간, 나의 마음도 흔들렸다

by 기쁜민주

인연의 끝에서 마주한 나


사람을 보내는 일은 사건이 아니라 마음의 훈련이었다. 이별이 아니라, 내 안의 무엇과 작별하는 시간이었다.


최근 내 삶은 커다란 변곡점에 서 있다.

오래도록 곁을 지켜주던 사랑하는 사람들,

깊은 인연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불가에서 말하는 회자정리(해),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이별이 있다는 말이 이제야

가슴 깊이 다가온다.


스리랑카 남편과의 10년

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결국은 서로를 위해,

나 자신을 위해, 가볍고 기쁘게 보내주었다. 미련도 아 쉬움도 없는, 다만 "할 만큼 다 했다"는 담담한 감각만 이 남았다.


친구도 오랜 지인도 자연스럽게 정리되었다.

힘들게만 했던 인연들에 대해 이제 다했다. 그동안 수 고했어라고 말하는 거 같았다. 그리고 그들과 멀어졌다.


그러나 나로 인해 알게 된 지인과 친구들이

나를 빼고 함께 다니는 모습은 편치 않았다.

억울함과 서운함, 긴 시간을 함께한 기억들보다

내가 붙잡고 있던 것은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이제는 놓아주려 한다. 엄마를 동생에게 빼앗겼다고 느껴 슬픔으로 가득했던 그 순간조차도, 안아주고 흘려보내리라.


나는 나에게 말한다. "잘했어.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잖아. 그들이 알아주든 몰라주든 너는 알고 있잖아." 그렇게 보내려 마음먹으니 고마웠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어쩌면 그들도 나처럼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다. 아니어도 이제 괜찮다. 의도했든 아니든 서로 에게 상처를 주었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 누구에게 도 상처를 주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이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다시 한번 놓아버린다. 그러 자 또 하나의 업이 소멸되는 듯한 가벼움이 스며든다.


바쁜 아침, 잠시 글로 적어 내려가는 나를 향해 속삭인 다.

잘했어. 멋지다. 응원한다.

너의 오늘을, 내일을. 그리고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