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술 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간일기 Jun 17. 2023

Asia Best Bar Top 100, 한국은 어디쯤

-한국의 바들은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가지고 있을까-

오늘은 약간은 재미있고, 더불어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위스키, 칵테일, 와인 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바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연인 간에 데이트를 하기에도 좋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고, 혼자 감성을 즐기기에도 좋으니 술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방문해 보았거나, 방문해 보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한국의 바들은 점차 발전하여 현재는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수준급 장소들을 여럿 볼 수 있다. 당신이 어떤 종류의 술을 좋아하든 간에 그들을 원하는 것을 내어줄 수 있으며, 분위기를 공유하고, 술 한 잔이 아닌 역사를 판매할 것이다.


그럼 내가 방문하기에 어떤 바가 좋은 바일까. 예전에야 뛰어난 바들이 많지 않았기에 그렇게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기본적인 수준이 올라가고 주류문화를 즐기는 것이 트렌드가 된 요즘엔 바 하나를 방문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선호하는 술의 종류를 판매하는지, 서비스는 어떤지, 음악은 어떤지 등. 구매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상당한 비용을 들여야 하고, 그 비용은 단순히 술의 값이 아닌 그 바 안에 모든 것들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다양한 요소가 고려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이유로 오늘 내가 준비한 것은, 비교적 객관적인 자료이다. 'Asia Top bar best 100', 정확히 말하자면 'top 50'이긴 하나 100까지 리스트를 공개하니 그리 틀린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2016년부터 시작한 시상식으로서, 이름 그대로 전문가들이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바를 순위로 나타낸 것이다. 기존에는 50위까지 밖에 공개를 하지 않았으나, 2021년부터 100위까지 공개하여 가장 최근 자료인 2022년 기준 한국의 바들 중 어떤 바들이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을지. 여러분과 함께 확인해 보려 한다.


이번 글의 내용은 한국의 바들의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혹시나 이 글을 읽고 다른 아시아의 바들이 궁금해진다면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추가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그럼, 한국 바들의 위치는 과연 어떨지.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Asia Best Bar in Korea

§90위 : Southside parlor


- 첫 번째는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에 위치하고 있는 'Southside Parlor'이다. 구글과 네이버 모두 괜찮은 평점을 자랑하고 있으며, 'Asia Best Bar'에서 당당히 90위에 입성하였다.


2013년에 텍사스 출신인 'Phil, Robbie, Johnny'가 개업한 'Southsid parlor'는 스피크이지한 느낌의 바로서, 텍사스 테마의 바비큐와 칵테일 전문 바이다. 비밀스러운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면 문 밖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많은 외국인들이 북적거리는 모습과 사방에서 들려오는 외국어에 '이곳이 한국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버거와 타코가 특히나 맛있는 집이기 때문에, 혹여나 방문하는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먹어보길 바란다. 직원들이 친절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서비스 역시 훌륭하기에 혹시나 처음 느껴보는 공기에 당황하더라도 하나하나 당신이 새로움을 접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 줄 것이다.

§83위 : Mixology Bar


- 두 번째는 'Asia Best Bar'에서 83위를 차지한 'Mixology Bar'이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하고 있고 구글이 네이버에 비하여 약간 더 높은 평가를 보여주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로 구글 내에서 방문자의 평점을 살펴보면 2점 이하를 준 것은 단 두 명으로 그마저도 2년 이상이 지났다.


강남에서 가장 핫한 바 중 하나로 유명한 믹솔로지는 입구부터 굉장히 화려함을 자랑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에 앉은 후엔 일반적인 메뉴판이 아닌 태블릿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며, 메뉴판 역시 굉장히 입체적이어서 주문을 하기 전부터 감탄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직원들의 친절한 응대는 'Mixology Bar'에게 있어선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다. 서비스를 받게 되면 괜히 서울 최고의 칵테일 바 중 하나로 불리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고, 샤인머스캣이 걸려 나오는 시그니쳐 메뉴인 블랑 드 블랑은 한 잔 음미하는 그 순간부터 당신을 'Mixology Bar'의 포로로 만들 것이다.

§59위 : Pine & Co


- 세 번째는 59위를 차지한 'Pine & Co'이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 157길 33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는 이 바는 구글에선 4.9점, 네이버에선 4.66점이라는 상당히 높은 평점을 자랑한다. 구글에서 확인한 평가는 다른 바들에 비하여 압도적이기에 확실히 눈에 띄는데, 'Pine & co'가 4.9점인 이유는 방문자 중 단 한 명이 4점을 주었기 때문이다.


입구가 상당히 깊은 쪽에 있어 처음 방문하게 되면 찾는 것에 있어서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으나, 들어가는 순간부터 굉장히 프라이빗한 느낌과 함께 어둡고 아늑한 분위기가 고객을 반기며, 파인앤코만의 유니크하고 다양한 칵테일을 맛보는 순간 입구를 찾기 힘들었던 기억은 눈 녹듯이 사라질 것이다.


참고로 '파인앤코'라는 이름은 두 가지를 상징하는데, 각각 소나무와 파인애플을 의미한다. 소나무는 유연하게 사람들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서, 파인애플은 유럽에서 사람들을 환대할 때 사용한 장식 오브제로서 의미를 부여하였다고 한다.


김치, 상추, 등 독특한 맛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으니, 새로운 느낌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지갑은 단단히 준비한 채로.

§57위 : Soko


- 네 번째는 'Pine & co'보다 두 단계 높은 57위를 차지한 'Soko'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20길 47'에 위치해 있는 이 바는 구글에선 4.5점을, 네이버에선 4.56점을 기록하며 대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의 입구 앞으로 가면 가장 먼저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문이 당신을 맞아줄 것이다. 문을 열면 계단이 보이고, 그 계단을 내려가면 은은한 조명과 개화기를 모티브로 한 바가 내려오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감성과 분위기, 그리고 시대를 판매하는 이곳은 현재와 과거가 섞여 모던하면서도 전통적인 분위기를 뽐낸다. 어릴 적 신문광고로 봤을법한 메뉴판은 당신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며, 기본 안주로 제공되는 올리브와 초콜릿은 한 입 먹는 순간부터 이곳에 잘 왔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칵테일 역시 디테일에 상당히 신경을 쓴 고품질 칵테일이고, 훈훈한 바텐더의 외모까지 널리 알려져 있기에 1920년 모더니즘의 공간을 원한다면 이곳을 방문하길 바란다.

§48위 : ZEST


- 다섯 번째는 48위를 차지한 'ZEST'이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55길 26 하늘빌딩 1층'에 위치하고 있는 바로서, 구글 기준 평점 4.8, 네이버 기준 평점 4.77로 양 쪽 모두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Demie Kim, Sean Woo, Jisu Park, Noah Kwon'등 서울 최고 바텐더 4명이 모여 탄생하였으며, '제스트'라는 바의 이름을 만들게 된 이유가 상당히 인상 깊은데, 단순히 요리나 음료에 향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트러스 껍질만 의미하는 것이 아닌 제로 웨이스트라는 지속 경영 가능한 파인 드링킹 문화를 만들어나가자는 바텐더들의 철학이 담겨 있다.


입구에서부터 럭셔리한 느낌을 주는 이 바는 들어가는 순간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장식, 그리고 꽉 차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유명 바인만큼 다양한 외국인들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며, 훌륭한 바텐더들의 서비스를 경험하고 다양한 재료를 살린 메뉴를 맛보는 순간 아마 다음 방문 계획을 짜고 있지 않을까. 맛과 분위기, 그리고 보여주는 목표까지 뚜렷한 'ZEST', 서울에 올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39 : Le Chamber


- 여섯 번째는 39위를 기록한 'Le Chamber'이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55길 42 지하 1층'에 위치한 바로서, 구글 기준 평점 4.4점, 네이버 기준 평점 4.27점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스피크이지'바인 '르 챔버'는 입구에서 부 더 당신을 당황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이 있어야 할 곳엔 책장이 있을 것이고, 마법의 책을 찾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을 테니까. 


그렇게 간신히 들어가는 입구의 열쇠를 찾아 바를 방문한다면 가장 먼저 당신의 눈에는 은은한 조명과 함께 아늑한 바가 보일 것이다. 상당히 빨리 왔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웬만하면 자리는 이미 차있을 것이며, 약간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아 클래식을 담은 바의 전경을 눈동자에 간직하고 나면 메뉴판, 기본 안주, 칵테일을 차례로 받으면서 이 신비로운 공간에 빠질 준비를 끝낸다.


Top 50 안에 드는 만큼 훌륭한 바텐더의 실력과 서비스, 개성 있는 탁테일과 귀를 안심시키는 라이브 음악, 하나하나 센스 있는 퍼포먼스에 정신을 차리고 나면 지갑이 텅 비어 있을지도 모르니, 꼭 주의하도록 하자.

§28위 : Bar Cham


일곱 번째는 28위를 기록한 'Bar Cham'이다. 한국에선 두 번째로 높은 순위며,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7길 34'에 위치하고 있다. 구글 기준 평점 4.8점, 네이버 기준 평점 4.78점으로 '아시아 Top 28위 Bar' 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중 한 곳에 위치한 'Bar Cham'은 한옥으로 되어있으며, 입구에서부터 전통적인 향기를 풀풀 풍긴다. 이 전통적인 바는 문부터 테이블 등 실내 전반에 이른 인테리어들이 모두 참나무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의 이름이 'Bar cham'인 이유 역시 여기에서 나온다고 한다.


자리에 앉게 되어 메뉴판을 받으면 다른 바들과는 상당히 차별되는 칵테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지역별 술을 기반으로 한 칵테일과 지명을 딴 칵테일 등 한옥이라는 공간에 맞는 술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흥미를 이끌어내며, 송편, 충무김밥 등 다양한 재료의 배합과 바 참 만의 작품은 이곳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2020년 이후 계속해서 상승하는 순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맛과 품질은 당연하고, 바텐더들의 자세한 설명과 서비스 역시 훌륭하기에 전통적인 바가 궁금하다면 꼭 한 번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7위 : Charles H


여덟 번째 이자 대망의 마지막은 7위를 기록한 'Charles H'이다. 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에서의 2등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9 LL층(지하 1층)'에 위치한 이 바는 구글 기준 평점 4.7점, 네이버 기준 평점 4.48점으로 비교적 국내 고객보단 외국 고객에게 좀 더 환영받고 있다.


서울 포시즌스 호텔 지하에 있는 'Charles H'의 특징은 여럿 존재하지만, 먼저 Altos bartenders 'Bartender Award 2022'의 우승자인 'keith Mosti'가 지휘하고 있다는 것과, 무려 4년 연속으로 한국 최정상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인지도만 따지자면 확실한 현시점 한국 최고의 바이다.


'스피크이지'바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입구를 지나치면 긴 복도와 함께 호텔의 지하다운 모던하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고급스럽고 디테일한 벽면의 장식과 천장을 비추는 촘촘한 조명들은 당신의 기분마저 한 층 황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바 답게 메뉴판은 대부분 영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비스, 맛, 품질 모두 훌륭하나 한 잔 한 잔 상당히 가격이 있기에 지갑을 꼭 채워가길 바란다. '아시아 TOP 7'이라는 이름은 괜히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4년 연속 한국 최고의 바 역시 마찬가지니까.


2000년대를 이후로 어느덧 한국은 Asia Bar Top 100 내에서 여러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만약 바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면, 그리고 서울에 갈 계획이 있거나 서울에 거주 중이라면 위의 바들 중 한 곳을 잘 선택하여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아시아의 그 많은 바들 중 당당히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니 바를 방문하는 당신에게 아주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 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