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소설
크리쳐의 입에서 나온 여러 개의 촉수는 순간과 순간,
지우의 얼굴을 향해 속도감 있게 움직였다.
그저 바라만 봐도 그 안에 숨겨진 엄청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크리쳐가 주는 무게감 있는 장악력에 압도된 것도 잠시, 지우는 그를 향해 미친 듯이 돌진하는 촉수를 빠르게 하나씩 잡아서 손에서 나온 레이저로 녹여 버렸다.
행동이 쓸데없는 생각덩어리를 앞선 순간이다.
그리고 크리쳐 입 속에 있는 수십 개의 작은 눈을 쏘아보면서 발로 세게 몸통을 가격했다. 온몸에 수분과 피가 빠져나가듯 크리쳐는 '툭'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지우가 해냈다.
지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온몸에 납덩이를 매달아 놓은 소리가 바다에 갇혔다.
"으~~ 악!!"
피 비린내 나는 공기사이로 지우의 음성이 공간에 파동을 일으키며 퍼져나갔다.
"넌... 넌 누구야? 도대체 어디서 온 거야?"
지우의 머리 위로 공중그네를 하던 땀방울을 똑똑 떨어 뜨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크리쳐의 촉수는 빠르게 다시 자라나, 5분 전의 시간을 되돌린 듯 원상 복귀되었다.
"크아아앙~~~~!!!"
크리쳐가 지우의 물음에 대답하듯 목을 긁는 듯한 쇳소리를 뿜어댔다.
"말도안돼!"
지우의 동공이 떨려왔다.
단 1초도 안 된 사이, 지우가 이 모든 상황의 주인이 되기도 전에, 크리쳐는 지우의 목부분을 꽈리를 튼 뱀모양으로 둥글게 말아 잡고 바닥으로 내동댕이 쳤다.
지우는 지금 믿기 힘든 칠흑 같은 지옥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다시 아까 꾸던 꿈에 접속했으면 좋으련만...
지우의 눈은 서서히 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크리쳐도 맥없이 쓰러졌다. 숨을 쉬지 않고 바닥에 자석처럼 붙은 크리쳐는 더 이상 크리쳐가 아니었다. 크리쳐는 곧 분해자에 의해 흩어질 것이다.
그런 크리쳐 뒤로 칼을 든 한 소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칼날 위로 붉은 방울들이 중력의 홀림에 주르륵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소녀의 뒤,
태양보다 강렬한 태양이 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