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100세 시대라는 말보다 120세 시대, 130세 시대라는 말이 점점 더 많이 등장합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100세 시대가 대세였지만 이제는 100세 시대는 점차 저물어 갑니다. 어느 선배가 저에게 ‘죽으려 해도 죽지 못하는 세상’이라는 농담조의 말을 했습니다. 아파서 병원에 가면 살아 돌아오니 죽기도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2~4,000년 전에도 100살이 넘은 사람이 많이 살았습니다. 기록에 보면, 팽조는 800살 넘게 살았으며 노자는 100살 넘게 살았습니다. 성경에도 100살 넘게 산 사람이 많이 나옵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거는 좋은 현상이지만 즐겁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무드셀라Methuselah는 969세까지 살아 장수의 대명사로 불립니다.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은 ‘추억은 항상 아름다운 것이며, 나쁜 기억은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는 인간의 심리’입니다. 무드셀라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나쁜 추억은 빨리 지워버리고, 좋은 기억만을 남기려는 현상을 보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를 회상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성향을 비판하는 표현이지만, 대체로 이런 분은 사물을 낙천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니 무드셀라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기도 합니다.
생사여일生死如一은 ‘생(삶)과 사(죽음)은 같다 또는 하나다(여일).’입니다. 제가 삶과 죽음이 같다고 말하니,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을 합니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어요. 아니 살기가 얼마나 힘든 세상인데, 사는 게 죽는 것과 같다니요. 잠꼬대 같은 소리나 뚱딴지같은 소리는 그만두세요.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도, 생사여일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듭니다.
어느 작가가 암을 이겨내며 쓴 글에 감동이 되어, 제가 “생사여일, 하늘은 할 일이 있은 사람을 절대로 데려가지 않습니다.”라고 댓글을 단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게 필요합니다. 죽음을 생각해 보면 지금 ‘사는 삶’이 더 가치가 있고 풍요롭게 되지 않을까요?
죽음은 이 세상에서 저세상으로 옮겨 가는 현상이고, 하늘나라(천당, 극락)로 돌아가는 여행입니다. 사람은 죽을 때 ‘껄, 껄, 껄, 껄, 껄’하고 후회하며 죽는다고 합니다. ‘베풀껄, 용서할껄, 즐길껄 또는 재미있게 살껄, 해볼껄, 져줄껄’입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삶이 달라서 ‘껄’이 하나도 없는 멋지고 훌륭한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 2~4껄은 있는 것 같아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는 목록입니다. 버킷 리스트에 적는 목록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어르신들에게 강의할 때나, 친구들에게 재미있게 웃으면서 말합니다. “염라대왕이나 저승사자 또는 하늘천사(이하 ‘천사’)”가 여러분을 데리러 오거든, 여유 있는 사람은 정성껏 식사를 대접하세요. 식사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은 성의를 다해 간단히 차 한잔이라도 대접하세요. 천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천사는 당신이 아직 할 일이 남아있으니 혼자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천사가 데리러 오면, 사람들은 보통 살려달라고 발버둥을 치면서 떼를 쓰며 천사와 같이 안 가겠다고 아우성칩니다. 여러분은 식사나 차를 즐겁게 대접하니, 천사가 처음에 깜짝 놀랍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러분이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이나 가족을 위해 할 일이 더 남아있다고 믿어, 천사는 여러분을 남겨두고 혼자 돌아갑니다.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습니다. 인명재천人命在天, 곧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제 소견으로 보면, 하늘은 할 일이 남아있은 사람을 절대로 데려가지 않습니다. 하늘이 아직 저를 데려가지 않는 것은, 내가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 할 일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렵니다. 여러분은, 할 일이 뭔가요? 삶은 잠시 왔다 다시 돌아가는 소풍입니다. 죽음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가는 아름다운 여행이고 축복이며 하늘이 주는 선물입니다.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오히려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게 됩니다. 생사여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