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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전 최홍수 Sep 29. 2023

이상한 계산: 백 리의 반은 오십 리가 아니라 구십 리

전국시대 진나라는 강력한 군대와 능란한 외교로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진나라가 점차 강대해져 천하통일이 멀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진나라 왕은 긴장을 풀고 정치를 재상에게 맡기고 향락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90세가 된 노인이 왕을 찾아왔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용모에 왕이 정색을 갖추고 “노인께서 백 리 떨어진 먼 곳에서 오시는 동안 고생이 많았습니다”라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노인은 “소인이 집을 떠나서 구십 리를 오는 데 열흘이 걸렸습니다. 다시 열흘 동안 십 리를 걸어 매우 어렵게 도성에 도착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왕은 웃으며 “처음에 열흘 동안 90리를 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어째서 나머지 10리 길을 오는 데 열흘이나 걸렸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노인은 처음에는 열심히 걸어서 열흘 만에 90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 왔다고 생각하고 좀 쉬고 걷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10리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길이 더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무진 애를 써서 열흘이나 걸려 드디어 도성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90리까지 온 것은 거의 다 온 것이 아니라, 반을 온 셈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진나라의 천하통일 대업도 90리를 온 것과 같습니다. 왕께서 이미 이룬 성과가 크지만그것은 이제 겨우 반을 이룬 것일 뿐입니다나머지 반을 위해서는 더욱 긴장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머지 10리 길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길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왕은 노인의 충고에 감사하고, 다시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온 힘을 쏟아 천하통일의 대업을 완성했습니다.      


행백리자반구십 여기서 유래합니다. ‘백 리를 가려는 사람(행백리자)은 구십 리를 가고서 이제 절반쯤 왔다고 여긴다’라는 뜻입니다. 줄여서 반구십리라고 합니다. 무슨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하고 어려우므로 끝마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처음 마음을 잊지 말고 열심히 실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갈 행, 일백 백, 길이의 명칭/마을 리, 놈 자, 반 반, 아홉 구, 열 십,  반구십리(半九十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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