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회사에 다니는 이상,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건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무리 덕업일치의 회사일지라도, 한 회사의 일원으로 소속되어 있는 이상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더군다나 회사는 학교가 아니기에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주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직장인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내가 어제보다 한 뼘이라도 나아졌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을 돌아보면 핵심은 ‘예기치 못했던 일을 차근차근 해결했을 때‘ 였던 것 같다. 보통 처음 겪어보는 문제가 생기면 일단 본능적으로 불안해진다. 왜? 갈등과 균열이 부득이하게 발생할 테니까. 사회 초년생 때는 이슈만 터지면 일단 심장이 두근거리고, 괜히 내 잘못이 아니어도 작아졌다. 연차가 쌓이고 보니,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벌어진 사건 자체보다는 일단 ’ 해결책‘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과정 속 갈등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단 최대한 담백하게, 요즘말로 쉽게 바꿔보면 mbti ‘f’가 아닌 ’t’의 모드로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귀책사유가 나에게 있는 경우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는 필요하겠지만, 동시에 이 감정에 너무 과몰입하면 일은 더 꼬이기 마련이었다. 왜? 여긴 회사니까
또 다른 성장의 순간은 약간 어려운 목표를 해냈을 때였다. 평소 익숙하게 해 왔던 일 말고, 처음 해보는 미팅, 발표 등을 우여곡절 끝에 마칠 때. 물론 나만 아는 기분이지만 뭔가 배우고 성장한 기분이 들었다. 최인아 작가님의 말대로, 다른 사람들이 몰라줘도 괜찮다. 애쓴 것은 결국 나에게 남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무언가를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단, 일단 시도하는 습관도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는 언제나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변수는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나 나같이 연차가 10년 미만이라면. 그렇다면, 일단 해봐야 한다. 새로운 프로젝트도, 개발건도, 처음 보는 낯선 이들과의 미팅도 일단 뛰어들어보면 방향성이 보인다. 물론 모든 시도가 성공으로 귀결되지는 않겠지만, 나의 노력+ 운 + 타이밍의 삼위일체가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 한 번은 분명 온다. 그러니 just do it!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정하기 싫지만, 핑계 대며 하기 싫어하는 것을 일단 어떻게든 해낼 때 분명 성장할 수 있다. 헬스장에 가기 귀찮지만 일단 대문을 나설 때, 발표가 두렵지만 일단 입을 테볼 때, 까칠해서 전화하기 싫은 거래처이지만 일단 통화버튼을 누를 때. 어쨌든 이걸 해낼 때 우리는 분명 1mm라도 나아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