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애주가의 여행법 (1)

강원도편 - 버드나무 브루어리, 문베어 브루잉

by 권용연

애주가답게 여행지를 가면 지역 맥주, 지역 양조장 등을 찾는 편이다. 계기는 3년 전쯤 다녀온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였다. 딱 그 나라, 그 공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주 문화를 경험하고 난 뒤, 나의 여행을 추억하는 방법은 ‘술’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그 여행지에서 뿌린 향수 냄새를 언젠가 다시 맡을때 여행의 순간을 추억하듯, 내 추억 여행의 매개는 ‘술’이 되는 것이다.


뮌헨 옥토버페스트에서 마신 얼굴크기만한 맥주


코로나 시국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나 역시도 간간히 국내여행만을 즐기고 있다. 한국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덕분에 우리나라에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은 지역 술과 양조장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난 2월에 다녀온 강원도는 애주가, 특히 국내에서 인구 대비 브루어리 숫자가 가장 많아 수제 맥주 애호가들에게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여행 일정이 2박 3일이고, 매 끼니마다 술을 마실 수없기에 엄선해서 꼭 가보고 싶은 브루어리 두 곳을 골랐다.


1. 지역사회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1961)

- 지역색이 맥주와 공간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맥주에 지역 특산물을 첨가하기도 하고, 강릉 옛 지명인 ‘하슬라’를 맥주 이름에 붙이기도 하며, 쌀의 함량을 높여 농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그 동네 지역사회에 공헌하신 분을 위한 ‘우리 동네 헌정 맥주’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위치만 강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지역사회와 공존하고 녹아드는 방법을 찾은 브루어리기에 여행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크게 인기가 있는 게 아닐까. 단연 맥주는 맛있다. 특히 도수 높고 향 강한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버드나무 브루어리 양조시설
지역서점들과의 콜라보 공간
잡지에도 여러번 소개되고있는 강원 대표 브루어리

2. 이런 곳까지 맥주를 마시러 온다고? 싶은 ‘문베어 브루잉’ (강원 고성군 토성면 용원로 266)

- 강원도 고성의 어느 한 비포장도로를 타고 쭉 들어가다 보면 큼직한 공장과 펍이 보이는데, 그곳이 바로 문베어 브루잉이다. 입구에서부터 마스코트 ‘문베어(반달가슴곰)’이 방문객을 환영해준다. 브루어리 규모도 압도적이다. 2층은 펍이 있고 바로 옆 유리창 너머로 양조장 시설이 보이기 때문에 맥주와 안주를 기다리며 눈이 심심할 새가 없다. 한편에는 마스코트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병따개, 티셔츠, 한정판 맥주잔) 판매하고 있어, 왠지 여기 아니면 못 살 것 같은 느낌을 마구 뿜어낸다. 수제 맥주 치고는 꽤 대중적인 향과 맛을 가지고 있어, 평소 수제 맥주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맛이다. 양조장 투어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늦은 저녁인 데다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해 패스한 게 아쉽다.


비포장도로길을 가다보면 반달곰 마크가?
문베어 브루잉의 마스코트


딱봐도 광범위한 양조시설


우리나라 산 이름을 따온 맥주들



앞으로 나에게 강원도는 바다를 보러 가는 곳이기보단, 맥주를 마시고 견학하기 위해서라도 자주 들러야 하는 곳이 될 것 같다. 다음번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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