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 차갑게 얼린 잔에 거품을 최소화한 맥주를 담아 한 모금 벌컥벌컥 마실 때! 캬.... 여름에 마시는 맥주의 맛은 다른 계절에 비할바가 아니다. 봄엔 꽃이 만개해서 마시고, 가을엔 공기가 선선해지니 마시고, 겨울엔 몸을 데우려 맥주를 찾지만 무더위 속에 땀 한 바가지 흘리고 씻고 난 뒤 마시는 여름 맥주의 맛은 마셔본 사람만이 안다.
맥주를 제일 좋아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단 곁들여진 추억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대학시절 동아리 부원들과 태권도하며 땀 한 바가지 흘리고 쪽문 치킨집에서 먹던 3000원짜리 생맥주, 벚꽃 피는 중간고사 마치고 금잔디에 돗자리 깔고 앉아 먹던 맥주, 대학로에서 여의나루 한강까지 건너가 게임하며 먹던 맥주, 사회생활 첫 회식에서 먹던 생애 첫 수제 맥주(이 맛에 돈 버는구나 라고 느꼈었음), 오빠와 어메이징 브루잉 창가에 앉아 선선한 바람맞으며 마시던 수제 맥주, 독일 옥토버페스트에서 친구들과 마시던 1리터짜리 맥주, 제일 좋아하는 신혼집 테이블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먹는 맥주 등등 얽혀있는 추억들이 너무 많다.
여름 맥주의 묘미는 해 질 무렵 선선한 바람 불 때 한강 공원에 앉아 먹는 건데, 몇 년째 그 행복을 누리지 못해 아쉽다. 언제쯤 맥주축제도 가고, 친구들과 여럿이모여 옛날이야하며 돗자리 깔고 한강에서 치맥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