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쥰쥰 Jun 05. 2023

스터디 카페를 운영합니다

공부해야 할 때는 눈치 보며 카공하지 말고 스터디 카페로 오세요.

2021년 11월 24시간 무인 스터디 카페를 시작했다.


어떤 장사인지 아무 정보도 없이 시작하는 바람에 시행착오도 많았고 자영업이라는 영역 자체가 처음이었기에 힘든 일도 많았다. 무인 운영으로 손 안 대고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들어왔지만, 까보니 이 세상에 아직 무인운영이라는 것은 없었다. 키오스크만 둔다고 무인운영이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우리 스터디카페는 70평으로 규모가 큰 편이다. 총좌석은 70개석으로 카페형 오픈석이 20석, 칸막이석이 50석이다.  스터디룸이라 부르는 별도의 세미나실이 2인실 하나, 4인실 하나 있다. 화장실은 외부에 있어서 따로 관리를 해야 한다. 24시간 운영을 내세우고 있으므로 사실상 쉬는 시간은 없다.


프랜차이즈 업종으로 시작했지만 실제 관리 프로세스는 하나하나 실시간으로 내가 만들었다. 프랜차이즈를 끼고 창업을 하면 분명히 도움이 되는데 또 필요한 곳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하나같이 프랜차이즈 본사 욕 밖에 없지만 프랜차이즈이기에 얻는 장점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회원들은 와서 조용히 공부를 하고 간다. 다양한 연령대가 온다. 성인, 중/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가끔 초등학생도 온다(원래 초등학생은 출입금지입니다.). 공부해야 하는 학생 신분 손님이야 그렇다 치고 성인 회원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공부는 끝이 없다는 한 문장으로 말하기엔 너무나 치열하게 열심히 사람들은 계속 공부를 한다.


하지만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림 그리는 분도 계셨고 글 쓰는 분도 계셨다. 무언가 잔뜩 쌓아놓고 창업 준비하는 분도 계셨다. 와서 가방만 던져놓고 노는 학생들? 당연히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 노는 순간을 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조용해야만 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업을 하는 주인으로서는 복장이 터지는 일이지만, 아이들은 참으로 알차게 놀고 가기도 한다.





시작 당시 남편은 회사를 다녔고 나는 전업주부였기에 당연하게 이 공간의 관리는 모두 내 몫이 되었다. “너 사장시켜줬잖아!”라는 말은 당시 가게 일 때문에 싸울 때마다 남편이 내세운 말이었다. 나는 “차라리 그 돈을 그냥 날 줬으면 이런 거로 싸우지나 않겠지!”라고 받아쳤다. 아흔 넘으신 내 친할머니는 내가 가게 사장되었다는 말 자체만으로도 감동하여 눈물을 글썽이셨다. 하지만 나는 항상 이게 사장인가 직원인가 아니면 그냥 노예인가 헷갈린다. 그렇게 2년째 운영하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