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주 Aug 10. 2016

리우 올림픽 개막식의 color


리우 올림픽 개막식의 Color



 난 전쟁을 경험해 보지 않은 세대이다. 부모님을 통해서 책을 통해서 때로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매체를 통해서 역사를 간접경험하는 것이 다였다. 물론 그것은 나에게 너무나 다행스러우면서도 감사한 일이다. 21세기가 되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세계는 말 그대로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으며 글로벌화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세계는 나를 가끔 무서운 생각으로 데려간다. 브렉시트, is테러, 핵 미사일 발사 등과 더불어 하나 같았던 세계가 각진 선에 의해 갈라지고 있는 모습 같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리우 올림픽 개막식을 보게 됐다. 올림픽, 월드컵은 흔히들 세계인의 축제라고도 하는데 요즘 같은 시국에도 여전히 그 의미가 유효한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런 나에게, 혹은 세계를 향해 리우 올림픽 개막식은 여러 가지 의미를 보여준다. 먼저 올림픽이 남미, 브라질에서 개최된다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사상 첫 남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란 것 만으로도 꽤나 상징적이다. 브라질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어떤 것일까?

 아마존이 아마 대다수의 반응을 차지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삼바도 마찬가지이다. 리우 올림픽 개막식은 이 모든 걸 아우르고 있다. 오륜기를 녹색으로 표현한 것 부터 성화 점화까지, 개막식의 첫과 끝은 모두 환경, 다양성으로 귀결되고 있다. 오륜은 5개의 색으로 5대륙의 화합을 의미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선 이 5개의 원을 모두 푸른색으로 표현하여 지구의 5대륙 모두가 자연을 위해 힘써야 함을 강조했으며 평소 성화 크기보다 더 작은 불빛으로 연출된 성화는 우리 인간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자연과 지구 오존층 파괴의 극심함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장을 런웨이 삼아 진행됬던 브라질 출신의 모델 지젤 번천의 워킹까지 소름끼치게 감동적이다. 모든 것이 상공에서 촬영된 오프닝 영상은 리우의 일상속에서 스포츠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상공으로 촬영된 이 영상은 하늘에서 우리를 담고 있기에 한편으론 우리 모두가 자연의 일부임을 말하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스포츠와 함께 하듯이 우린 자연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 말이다.
 아날로그 적이면서도 웅장함과 화려함을 놓치지 않았던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서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연출이 생각보다 저예산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4년전, 런던 올림픽 개막식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센스 있고 트렌디하다고 느꼈다. 허나 올해 리우 올림픽 개막식은 나 자신의 반성과 성찰로도 이어지며 감동적인 순간들의 연속을 보여준다. 개막식을 하기 전까지 선수촌의 열악한 환경, 치안 문제 등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무사히 개막식을 마쳤다.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도 언제 무엇이 어떻게 나타나고 또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늘 존재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여준 오륜의 씨앗은, 직선을 비웃는 곡선은 그런 우리를 불안감에서 잠시나마 안심시켜주었다. 벌써부터 들려오는 금메달 소식이 더 반가운 이유다. 무사히 치른 리우 개막식이 알려주는 방향대로 우리도 그렇게 다시 하나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