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하는 미모와 날고 싶은 비올라.
프랑스계 이탈리아인 왜소증 미모. 조각이 그를, 그의 인생을 둘러싼다. 누군가는 당연하게 갖는 평범한 일상을 미모는 단 1분이라도 방해받지 않고 훔쳐 오고 싶다. 그러나 그런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지옥이었을 지도, 도둑맞은 일상의 주인공 비올라는 날고 싶다, 날아오르고 싶다. 비상의 시도는 추락의 사고로 이어지고 홀로 우뚝 선 여자라고 자위하며 삶을 지탱해 간다.
제 2차 세계대전과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정권. 어느 때보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하루가 쉼 없이 흘러가던 시절. 몇 십년에 걸쳐, 조각하는 미모와 날고 싶은 비올라 두 사람의 사랑과 우정이,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된다. 처참한 재난에 날고 싶은 비올라는 결국 미모의 부서진 비올라가 되어 버리지만.
이루지 못한 비올라의 날아오르고자 했던 꿈은 미모의 조각, 피에타에 소생의 숨으로 봉인된다.
‘나는 부모를 원망한 적이 없었다. 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해도 흑마술이 작용했다 해도, 돌은 내게서 앗아 간 그만큼 나를 채워 줬다. 돌은 늘 내게 말을 걸었는데, 석회암이든 변성암이든 땅속에 누운 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내가 곧 몸을 뉘일 묘석이든 간에, 모든 돌이 그러했다.'
'나는 카드를 내 가슴에 꼭 댄 체 길게 누워 몽상에 잠겼다. 사람들이 바로 내게 이런 카드를 보내온 거다. 사랑하는 미모야, 우리는 새 옷이 네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 그리고 네가 그렇게 원하던 뿔 손잡이 칼도. 오늘 저녁 구름처럼 푹신한 깃털과 양털과 말총 침구에서 자는 사람도 나다. 비록 시늉에 그칠지라도, 잠깐이나마 이 세계에 속해 보기. 그저 1분만. 제발, 자비를.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을 1분,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시대로부터 정말로 너무나 짧은 1분을 훔쳐 낼 수 있기를.'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만약 전부 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다르게 선택할 수도 있겠지, 미모. 네가 단 한번도 틀리는 법 없이 처음부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넌 신인 거야. 네게 품은 그 모든 사랑에도 불구하고, 네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나조차 신을 낳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나는 우뚝 선 여자다, 당신들이 일으킨 화염 한가운데에 / 나는 우뚝 선 여자다, 내가 보이는가, 당신들의 화형대, 처형대에 올라간 내가, 당신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내가 / 나는 우뚝 선 여자다, 당신들의 야유가 쏟아질 때 울리라고 생각했는가, 연기처럼 자욱하게 피어나는 / 당신들의 비겁함, 당신들의 화형대, 처형대, 당신들의 지목하는 손가락'
'그 사과를 깨문 뒤로 뭔가가 나를 부추긴다, 놀랍지 않은가 / 춤추고 로켓을 발명하고 당신들을 돌보고 싶은 욕구가 / 그런데도 나를 불태우려나, 나를 십자가에 못 박으려나 / 검은 고양이와 구속복, 찢긴 나, 당신들은 내가 미쳤다고, 조금은 마녀 같다고, 혹은 그 둘다라고 말하리라 / 나는 사과를 깨물었다, 나는 계속 그걸 깨물 테다 각오하라 / 나는 우뚝 선 여자다, 나는 무릎 꿇지 않는다.'
'나의 부서진 비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