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을 읽고.

by 김우주

진희에게.


스스로를 ‘바라보는 나’와 ‘보여지는 나’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하던 진희가 처음에는 부러웠다. 삶이 나를 몰아붙이거나, 우연을 가장한 타인의 개입이 스며들 때, 나 또한 그렇게 나를 둘로 나누고 싶었다.


책을 다 읽었다. 12살 진희가 겪은 일들과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진희는 그저 끝까지 목도했을 뿐이라는 사실이 선명해졌다. 그렇게 진희는 더 이상 성장할 필요가 없어진 듯했다. 이제는 그녀가 자신의 삶에 일어나는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을 하늘의 조롱으로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더 이상 ‘보여지는 나’도, ‘바라보는 나’도 아닌, 그저 ‘진희’로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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