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가 쌓일수록 더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것은 딱 한 가지다.
'기본에 충실할 것'
써놓고도 간단해서 민망하고, 그럼에도 우리가 종종 놓치는 것이라 또 고개를 끄덕인다.
이 간단하고도 어려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우리는 종종 실수를 하기도 하고, 단지 기본에 충실하였을 뿐인데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기본이란 무엇일까?
1. 정확한 이해
내가 하는 일은 프로젝트성 업무로서 사업의 기간, 착수일, 마감시한, 목표와 목적이 매번 상이하다.
보통 동시에 여러 가지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특히나 개별 사업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프로젝트들의 주무부처와 담당 기관 혹은 고객사, 실무부처, 견적금액과 마감시한은 꼭 따로 구분 정리하여 매일 같이 복기한다.
그리고 본격 작업을 들어가기에 앞서 각 프로젝트의 목적(사업 진행의 이유와 당위성)과 목표(사업의 결과로서 얻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A 사업 : 고객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한 기반 마련(목적),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한 필수적 인증 조사, 타겟 시장의 Value Chain 분석(목표)
B 사업 : 컨설팅 업체로서의 먹거리 산업 발굴(목적), 지자체 유관기관 공식 컨설팅 수행기관 선정(목표)
예를 들면, 위와 같이 목표와 목적을 뚜렷하게 정의, 구분하여야 앞으로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할 뿐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미있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된다.
2. 기록 & 보고를 습관화
두 번째 기본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바로 기록하고 보고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비단 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공부, 운동, 자기관리에서도 습관은 제일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나는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습관은 바로 기록 & 보고 이 두가지를 패키지로 만들어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기록하는 습관은 모든 업무에 적용된다. 회의를 진행할 때도, 고객사들과 통화를 할 때도, 상사에게 업무 지시를 받을 때도, 혹은 후배들에게 어떤 질의를 받을 때에도 말이다. 연차가 쌓일수록 하는 일은 많아지고 난이도도 높아진다. 그럴 수록 이 작고 사소한 습관은 힘은 거대해진다. 단,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 기록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를 예로 들자면, 나는 개인적으로 주간 업무 기록 양식을 만들어서 내가 한 일을 a부터 z까지 기록하는 일을 습관화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의사결정이 바뀌고 업무의 향방이 달라진다. 바뀌는 과정들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하며 과정들에서 얻어가는 몇 가지도 꼭 나오기 마련이다.
기록하는 것을 정리하는 자신만의 방법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서면으로 오고간 것은 자동적으로 저장이 되지만 회의록/유선내용/직접 지시받은 내용은 꼭 그 자리에서 기록을 하고 내 자리로 돌아와 나만의 양식에 다시 작성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기록을 위한 기록이 아니라 활용으로서의 기록이 빛을 발 할 수 있다.
그리고 기록과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 보고이다. 나 같은 경우는 팀원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선임 혹은 팀장님에게 보고가 필수적이다. 나만 보기 편한 기록에서 이제는 전달력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보고까지 이루어져야 두번째 습관이 완전해진다.
보고는 또한 '면피'의 기능도 하므로 구두보다는 공식적인 형태가 더 깔끔하다.
3. 내적동기와 외적동기의 타협
개인적으로 세번째는 이론상으로는 제일 간단하지만 적용은 제일 어려운 단계다. 일단 개인차가 가장 많이 개입되는 영역이기도 때문이다. 먼저 '내적 동기'는 스스로 하고자 하는 동기로 성취감, 보람, 책임 같은 것들로 구성되며 '내적 동기'로 인한 활동은 활동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외적 동기'는 보상을 받거나 그와 반대로 벌을 피하려는 것으로 '외적 동기'로 인한 활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자면, 사업계획서나 제안서 작성이 주인 나의 업무에서 내적 동기는 컨설턴트로서의 역량 강화 정도로 정의할 수 있으며, 외적 동기는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로 인한 인센티브 지급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개인적 외적동기는 다시 기업의 동기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내적동기이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해 직원들에게 때로는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하고, 그런 지시를 당연히 여길 때도 있다. 보통 그럴 때 나를 포함한 월급쟁이들은 현타를 받는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렇게까지 한다고 나의 노고를 알아줄까? 등등.. 그래서 나는 내적동기와 외적동기의 100% 일치는 어렵더라도 개인과 기업을 위해 어느정도의 타협은 이루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당장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그만둘 것은 아니니깐.. ^^;
외적동기를 위해 다른 사람들도 힘써서 일을 도와줄 때 나는 나 자신을 돌봐야 한다. 나는 크게 월간, 주간, 일간 단위로 내가 회사에서 이룰 것들 그리고 업무에 임하는 태도를 정의하고 복기한다. 내적 동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이렇게 스스로 내적 동기를 타이르고 팀원들과 외적 동기를 부스트업할 때 타협은 적정선에서 이루어지고 실수 대신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기본 중의 기본은 이렇게 3가지이다. 나 또한 소소하고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적어도 기본에 충실하고 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으니 하루하루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