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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주 Jun 18. 2023

2023년 1, 2월의 메모와 글

2023.01.08

영화 <유레루>를 보고,

스쳐가는 차들을 괜스레 바라보네

아무래도 해가 저물어 가나봐

흔들흔들 거리며 저무는 붉은 해

괜찮아 밤의 어둠이 부드럽게 감싸줄 거야

뚜벅뚜벅 집으로 가자 뚜벅뚜벅 천천히 가자

오늘도 조금은 조금씩은 어긋났어

괜찮아 별들이 부드럽게 길을 비춰줄 테니

뚜벅뚜벅 집으로 가자 뚜벅뚜벅 천천히 가자

엇갈려 가는 차들을 멀리 바라보면서


흔들리다, sway란 뜻의 일본어, 유레루.

끝내 멈춰 진실을 바라보지 못해 진심을 나누지 못한 두 형제.

미지막 장면에서 형 미노루는 어디로 향하는 버스를 탔을까. 뚜벅뚜벅 천천히 집으로 가자라는 엔딩 곡 가사가 마음 속을 계속 맴돈다.


2023.01.15

‘0 수렴의 법칙’ 실수는 0에 수렴한다, 수렴한다, 수렴함다..

OY매니저님. 나를 기억못하셨지만 10년이 지나도 본인을 알아봐주어 고맙다는. 내가 기억에 남는 트러블메이커는 아니였구나라는 생각에 작게나마 안심을.


2023.02.12

방 청소를 했다. 아니 정리를 했다. 갖은 잡동사니로 가득찬 서랍장들을 더 이상 외면 할 수 없었다. 도대체 이건 왜 있는 거지? 왜 간직하고 있는 거지? 라는 류의 엄청난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관성적으로 또 가차없이 물건들을 쓰레기통으로 던지던 중 나를 멈추게 한 메모 한 장. 언제였을까, 10년도 더 전에 ’히사이시 조 콘서트‘라고 적어 둔 메모를 발견했다. 지난주에 히사이시 조 콘서트를 다녀온 타이밍이었던 터라 조금은 더 마법같은 순간이었다. 마침내 행동으로 발현된 오래된 생각, 기호, 혹은 좋아하는 마음. 쳐다보지 않았던 서랍장은 마치 내 무의식의 공간과도 같다는 생각. 분명 관심과 애정이 있지만 피곤한 육체와 정신 속 현생 앞에 무한히 뒤로 미뤄버리는.. 거기 여전히 남아 있었다니 조금은 다행인 기분.. 서랍장에 남겨둔 혹은 가둔(?) 내 마음을 외면하지 말자..


2023.02.18

영화 <애프터썬>을 보고,

(딸의 시선)

20년 전 아빠와 떠난 튀르키예 패키지 여행, 20년동안 간직한 아빠가 사준 러그.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 생긴 후 다시 꺼내보는 지난날 필름 속 아빠와 내 모습. 어린 시절 나도 구하지 못한 아빠의 마음.

(아빠의 시선)

지난 날 11살의 딸에게서 찾고 싶었던 잃어버린 11살의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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