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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원하지 않아요

by 이매송이

잃은 나의 사람들을 모아 두는 박스가 내 마음 안에 있다. 다시 돌아올 길을 만들어 두고서 내내 기억한다. 그 길에 눈과 낙엽과 풀잎들을 쓸며 청소해 둔다.

언젠가 되돌아 올 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서……



내가 전에 썼던 글의 한 조각이다. 오해와 이해 사이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다가 못 하게 된 사람들 중 누군가가 제대로 걸으며 내 진심을 이해하고 돌아 오겠지. 모두가 나를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 보고 버리진 않겠지, 하는 마음에 적은 글이다. 그런데 한 친구는 이 글을 읽고 ‘아무나 와라.’ 로 들렸다고 말했다. 불쾌하고 슬펐다. 그에게도 얼마간의 앙금이 있어 나의 말을 곡해했겠지. 아니면 내가 잘못 적었던가.



잘못 알고 있다.

난 외롭지만 고독한 것에 가깝다.

나의 외로움을 위해 누굴 이용하지 않는다.

아무나 곁에 두지 않는다.

사람을 가리는 것이 나의 큰 단점인 것을 그대도 알지

않는가. 나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 친구 행세를 하는가. 그래도 이해한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다만 내 진심을 아니 나란 사람을 거짓으로 점철된 쓰레기로 보지 말아 달라 말해주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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