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 작은성취
벌써 1월의 두 번째 마디를 지나고 있습니다.
특별한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벌써 중순의 문턱을 넘보고 있네요. 마음 같아서
는 흐르는 시간의 멱살이라도 잡고 "조금만 천천히 가렴" 하고 타이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잡히지 않는 시간을 한탄하기보다, 그 흐름 속에서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나의 '아침'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나의 하루는 '정돈'에서 시작됩니다.
예전엔 미처 몰랐던 기쁨인데, 기상하자마자 이부자리를 매만지는 일이 이제는 가장 소중한 의식이 되었습니다. 구겨진 이불을 펴고 베개를 제자리에 두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흩어졌던 밤의 꿈들도 함께 정리되는 기분이 듭니다. 어떤 동기부여 글에서 읽었던 "아침에 이불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작은 승리를 맛본다"는 말이 좀 거창하긴 하지만 작은 승리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 합니다.
화장실로 향하는 발걸음엔 나름의 논리가 담겨 있습니다. 물 한 잔을 먼저 마시던 습관을 버리고, 이제는 양치부터 합니다.
밤새 입안에 깃든 세균 들을 씻어내고 나서야 비로소 정갈한 물을 몸속으로 들입니다.
논리적으로는 맞는 이야기 같은데, 과학적 근거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루틴은 조금 '고통스러운' 인내가 필요합니다. 벌써 4~5개월째 이어오고 있는
'레몬 올리브유 샷'. 처음엔 낯설고 강렬한 맛에 미간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에게 맞는 올리브유의 향을 찾아가는 여정조차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몸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화장실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만으로도, 올리브유와 레몬즙이 내 몸 어디선가 제 몫을 다하고 있음을 믿게 됩니다.
따뜻한 소금물 한 잔으로 속을 달래고 나면, 5분에서 10분 남짓 짧은 스트레칭을 합니다. 외곽에 살다 보니 지하철 시간에 쫓겨 5분도 채 못 하고 집을 나설 때도 있지만, 그 짧은 기지개가 잠든 근육들에게 "오늘도 잘 부탁해"라고 건네는 다정한 인사가 됩니다.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걷는 10분의 시간 동안 저는 매일 즐거운 갈등에 빠집니다. '가성비 좋은 사내 카페인가, 아니면 스벅 감성인가.' 이성적으로는 사내 카페가 맞지만, 때로는 스타벅스라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공기와 보편적인 커피 향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커피 한 잔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치열한 하루를 앞두고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짧은 '공간의 사치'이자 위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아침의 연속이지만, 이 작은 루틴들이 모여 제 삶의 무늬를 만듭니다. 서둘러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으려 애쓰면서 그렇게 오늘 아침도 시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