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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메리크리스마스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참 특별한 것 같다. 마치 우리의 설날, 추석처럼


12월 들어서는 온통 크리스마스 이야기뿐이다. 크리스마스에 뭐 할 건지? 뭐 먹고 싶은지 등등... 선생님들도 설렘 가득이다. 


이곳은 9월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시작이다. 

거리 곳곳에는 크리스마스트리 및 장식으로 가득하고 어딜 가든 크리스마스캐럴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내가 이곳에 왔을 때는 이미 크리스마스 축제 분위기로 한층 업되어 있었다. 

눈 덮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푸른 ~ 매우 푸르고 청명한 크리스마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이다. 한국만큼 화려하고 눈덥힌 크리스마스는 아니지만 길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우스개 소리로 필리핀 친구들은 오직 크리스마스를 위해서 1년을 산다는 말을 하는데 그만큼 그들의 문화에 크리스마스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 중에 하나인 것 같다. 


물론 여기도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과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 가정마다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주변 이웃들과 각각 준비한 음식를 나누고 또 선물도 서로 주고받고 하는 모습은 매우 정겹게 느껴진다. 삭막한 우리나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관경이다. 

예전에 아주 예전에, 내가 어렸을 때는 동네에서 오순도순 모여 식사도 같이 한 기억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이웃들과 파티는 상상하기 힘들다. 


정겹다. 


가족들과 이웃들과 행복한 저녁식사 후에는 always   노래와 춤이다. 


아직까지도 조금 적응이 잘 되지 않지만,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밤늦은 시간에도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요즘에는 노래방 마이크가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가정에도 노래방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에는 밤새도록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


흥이 참 많다.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대표적인 음식인 Lechon은 새끼 돼지 통 바비큐 구이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속살은 살코기가 야들야들 우리나라 보쌈 고기보다 더 부드럽다. 기름이 쏙 빠진 돼지껍질 맛이 일품이다. 과자 같은 크런치한 식감은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맛이다. 



마카로니. 

마카로니 샐러드라고 해야 하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마카로니 + 마요네즈(또는 소스)를 많이 좋아한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혹시 내가 잘못 이해한 게 아닌가 싶어 선생님에게 문의했었다. 

"내가 마트에 갔는데, 마카로니를 엄청 많이 팔던데  광고하는 사진들 보니 크리스마스 때 마카로니도 무슨 특별한 음식이야?"


"마카로니 엄청 좋아해~ 맛있잖아"

"아니..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무슨 큰 사발에 먹는 거 맞아?"

"응, 우리 그렇게 먹어"


더 궁금한 내용이 많았지만 우리와 필리핀 문화의 다른 점을 확인시키는 것 밖에 되지 않아 더 묻지 않았다. 

내 영어가 짧아서 더 물어볼 수가 없었다. 

나도 마카로니 좋아하는데 한 사발 먹기는 힘든데... ㅎㅎㅎ


2022년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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