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애벌레

by 맨드리김희주

게으른 애벌레

맨드리김희주

나는 천천히 꿈틀거리는 애벌레
최소한 내 몸에 맞게 꼼지락거리며
최대한 잎사귀를 몸에 채운다

저 너머의 애벌레보다 좀 더 느린
엄청 느리게 꿈틀거리는 애벌레
나비들이 신기한지 주위를 맴돈다

나비들이 지은 게으른 애벌레
그들이 부르는 게으른 애벌레
지들이 말하는 게으른 애벌레

어쨌든 살려고 발버둥 치는 애벌레
절대 게으르지 않은 애벌레
오늘도 꾸준히 살아 있는 애벌레

잘할 테니 가던 길 가라는 말에도
가지 않고 조잘대는 나비 몇 마리
옆에서 맴돌며 썩 꺼지지도 않는 ,

꼭 나비가 되어야 할까?
저따위 나비가 될거라면
별로 되고 싶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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