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보이지 않는 것들

익숙함에 대하여

by 동백이

익숙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안한 것.

친숙한 것.

안정적인 것.

이런 긍정의 대답이 있는가 하면 '익숙함'이라는 그늘에 가려 잊히는 것들이 있다.


신선함을 잃어버리고

호기심을 잃어버리고

낯섦이 주는 삶의 자극을 잃고 나중에는 존재를 잊게 된다.

"그런 게 있었나" 하고 되묻는 때가 생긴다.


2년 전 부산에 처음 왔을 때 그 낯섦과 호기심에 하루하루를 설렘으로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동백, 돈나무, 종려나무, 치자 같은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온실에서나 볼 법한 것들이 노상에 널려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이렇게 다양한 꽃과 향기가 있다니.

이국적인 풍경과 향기 덕분에 매일이 여행 중이었다.


날짜를 따져보니 이번 달이 부산에 온 지 2년이 된다.

몰랐다. 나를 그리도 신기하게 하고 미소 짓게 했던 그것들이 눈에서 사라진 줄.

그리고 알았다. 여기가 이제 편안하다고 익숙하다는 것을.


이런 과정이 사실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내가 익숙함보다는 신선함을 조금 더 좋아하는 타입인 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주말이면 아직 만나지 못한 낯섦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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