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안정감
책 표지에 문구에 있는 "침묵은 어떻게 조직은 어떻게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는가?"라는 질문을 보고 한국의 많은 기성 조직에 대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첫 직장이 그런 케이스인데 그때의 기억들과 지금의 조직과 비교하게 되고 또 조직장의 입장으로서 어떤 조직을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가 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심리적 안정감"입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심리적 안정감에 대해 논하며, 이를 통해 바로 침묵을 깰 수 있는 것, 즉 두려움 없는 조직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수에 대해 360도로 검토되어도 그 의견이 긍정적으로 수용될 것이라는 믿음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조직이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조직에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는 조직인 케이스가 높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직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과정을 거쳐 단단한 조직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조직 전체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많은 침묵의 상황을 겪어봤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궁금한 것을 질문하지 못하고 침묵한 적이 있거나, 회의에서 주도적인 주최자로 인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못하고 침묵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못 본 척 넘어갔던 경험이나, 이등병 신분으로서 부대의 문제점에 대해 침묵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침묵은 주로 방어기제로 작동합니다. 즉, 타인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 혼나거나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선택한 수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이러한 침묵이 신분, 계급, 분위기 등으로 알게 모르게 강조되어 왔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침묵을 선택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를 껄끄럽게 하지 않기 위해 침묵을 선택해 왔습니다. 나의 의견으로 인해 수업이나 회의가 길어져 부정적인 인식을 받을까 봐, 또는 부족한 의견으로 인해 내가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판이 생길까 봐 등의 이유로, 침묵을 깨는 것이 내게 이득보다는 손해가 클 것이라고 판단하여 침묵을 선택해 왔습니다. 내가 선택한 침묵은 내 안에서는 찝찝함이 남지만 사회적으로는 모나지 않고 유기적으로 잘 동작한다고 판단했었습니다.
침묵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침묵하게 만든 것은 조직의 분위기와 문화입니다. 조직 내에서 침묵이 일어나는 것은 종종 조직의 구조, 리더십 스타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침묵을 부르는 요소로는 리더의 엄격한 통제나 개인의 의견을 무시하는 문화, 혹은 편견과 차별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직 내에서 개인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실수를 인정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면 침묵이 증폭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은 개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실수를 고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침묵을 깨고 열린 소통을 도모하는 조직은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며, 팀원들의 참여와 책임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많은 침묵의 조직을 경험하다 보니 저는 "피드백은 필요한 사람에게"라는 정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피드백은 필요한 사람에게는 성장을 유도하지만 피드백을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감정 상하게 하는 비난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을 많이 경험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전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피드백을 필요한 사람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동기부여를 유발하고 성장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을 때에는 일방적인 피드백이 아닌 상호작용적인 피드백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의견을 제시하고 실수를 보고하는 것에 대해 칭찬하고 축하함으로써 조직의 성장을 조직장의 주도가 아닌 조직원 전체의 주도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인 "심리적 안정감"은 현실적으로 이상적인 조직으로만 느껴지고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을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을 갖춘 조직을 이상적인 상태로 여기고, 그에 대한 이상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우리는 언젠가는 이상적인 조직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리더십에 관한 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조직의 리더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 전체에게 권고하는 책입니다. 이는 리더의 역할뿐만 아니라 조직 내의 구성원 전원이 두려움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팀원들에게도 읽을 수 있도록 권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