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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들deux맘
Jul 18. 2024
카리브해에 온몸을 내던지다 - 칸쿤가족여행
"여보, 캐나다에 오면 칸쿤을 무조건 가야 해. 한국에서는 절대 못 가. 지금이 바로 기회야!"
남편은 어느 날부터 계속 '칸쿤'바다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칸쿤은 멕시코 남동부에 위치해 있는 미국, 캐나다인들의 최고 휴양지이다.
특히 요즘 가장 럭셔리한 신혼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깨끗하고 따뜻한 에메랄드 빛의 카리브해 바다와 올인클루시브 호텔이 특징인 칸쿤.
올인크루시브 호텔이란 호텔 안에 모든 식사와 음료 그리고 룸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바다 앞에 호텔이 있기에 식사와 음료를 무제한으로 공급받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영광 가마미 해수욕장이나 칸쿤이나 가족과 함께 있는 곳이면 내게는 다 아름답고 특별하다' 말하던 내가
1년을 넘게 들어온 남편의 칸쿤찬사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남편이 가고 싶어 하던 칸쿤 바다보다 내 마음을 열게 한 포인트는 사실 '올인클루시브'였다.
'하루 세끼
뭐 먹지? 고민 없이 호텔 내에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무료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먹성 좋은 초등학생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내게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
평생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두
글자 멕시코 '칸쿤'
1년 넘게 칸쿤을 외치던 남편은 입이 귀에 걸린 채 여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남편의 신난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신이 나기 시작했다.
칸쿤 여행의 성수기는 12월에서 3월이다.
어쩔 수 없이 여름에 방문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너무 덥고 바다에 해초가 많아서 거의 호텔에서만 지냈다고 했다. 또한 9월, 10월은 태풍시즌이다.
우리는 11월 마지막 주로 날짜를 정하고 호텔과 비행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철저한 계획형 J남편을 만나지 않았으면 난 평생 '집 밖은 위험하고 귀찮은 집순이'로만 살았을 텐데
계획 세우는 것을 즐기며 좋아하는 남편이 있어 행복했다.
호텔 가격은 호텔에 따라 4인가족기준 1박당 40만 원대부터 100만 원대, 200만 원대까지 다양하게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사에서
항공 + 호텔 상품을 판매하는데
항공, 호텔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며
공항 픽업서비스까지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Air canada Vacation, Westjet Vacation 등에서 판매한다.
항공과 호텔을 따로따로 각각 비교하는 것이 번거로우면
항공사가 판매하는 '
Vacation'을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6박 7일 이상 여행 시 가격대비 저렴하게 칸쿤을 여행할 수 있다.
남편은 항공과 호텔을 각각 조회하여 최저가로 예약하는 방법을 택했다.
항공비교사이트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약
5개월 전에 항공을 구매했다. 당연히 경유가 더 저렴한데
시간대만 잘 맞추면
밴쿠버에서 밤비행기로 출발해, 경유지에 아침 도착, 그리고 두세 시간 후 대략 칸쿤 시간
오후 1시에 도착할 수 있다.
여러 호텔마다 가격차이가 상당하고 또한 특이한 점은 같은 호텔이더라도 호텔 예약 사이트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호텔스컴바인, 카약, 스카이스캐너 등으로 여러 번 호텔 가격을 조회한 다음 가장 저렴한 사이트에서 호텔을 예약하고 구매했다.
4인 가족 기준
2023년 12월 4박 5일 하얏트지바 칸쿤 호텔은 400만 원
에어캐나다 항공, 갈 때는 토론토 경유, 밴쿠버로 돌아올 때는 직항으로 210만 원
저렴한 공항픽업
샌딩 왕복
비용 (마이리얼트립 앱 이용) 10만 원
2023년 12월 첫 주 4인가족 5박 6일 칸쿤여행 총비용 620만 원을 결제하고 여행 날짜 D-day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
한 겨울에 물놀이 용품과 반팔 옷가지를 챙기는 것 자체로 여행기분을 만끽하는 느낌이 들었다. 올인클루시브에 있는 레스토랑 중에는 formal 하게 옷을 입어야 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운동화나 긴바지 등을 한벌 챙겨야 한다.
드디어 D-day
우리는 주일사역을 마치고 공항이
위치해
있는 리치먼드로 향했다.
체크인 후
에어캐나다의 1시간 연착 소식에 우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북미항공사의 잦은 연착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밴쿠버공항-토론토공항을 거쳐 칸쿤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칸쿤 국제공항에서 5분 정도 달리니
1년 넘게 짝사랑한
카리브해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남편에게 영광 가마미 해수욕장,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이나 칸쿤이나 거기서 거기라 말하던 나였는데 내 앞에 펼쳐진 에메랄드 빛 카리브해를 바라보며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칸쿤의 존재도 몰랐던 나였는데 1년 넘게 나를 설득하고 칸쿤 관련 모든 여행계획을 세우고 이곳까지 우리를 안전하게 데려와준 남편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호텔존이라 불리는 수많은 칸쿤 해변을 따라 우리가
4박 5일 동안
지낼
하얏
트지바
칸쿤
호텔에
도착했다.
칸쿤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이곳은 입구부터 화려했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축하할 눈에 띄게 큰 크리스마스트리도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어떤 화려한 데코레이션도 에메랄드 빛 카리브해와 비교할 수는 없었다.
지상에서의 천국이라 말해도 전혀 지나침이 없는
칸쿤,
이곳에서의
행복한
4박
5일간의 '
결혼
9주년
가족여행'이 시작되었다.
체크인이 3 시인 관계로 우리는 짐을 맡기고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 구글 리뷰에 높은 점수를 자랑하던 햄버거집이다.
모든 게 무료라는 얘기에 아이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나도 가격을 체크하지 않고 그저 마음 편히 먹고 싶은 메뉴만 골라도 된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꼈다.
음식을 남길까 봐 양조절하며 메뉴선정을 하는 것도 이번 휴가 때는 잠시 멈추기로 했다.
햄버거로 배를 채우고 우리는 체크인을 하고 우리가 묶을 방으로 들어갔다.
큰 침대 두 개와 널찍한 화장실, 발코니에서 보이는 넓게 펼쳐진 칸쿤 바다가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수영복으로 환복 한 후 바다로 향했다.
늘 물놀이를 좋아하던 아이들이라 자연스럽게 카리브해와 하나가 되었다.
호텔과 가까운 수영장으로 가면 음료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아이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는 몇 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영장 안에서 무제한으로 주문을 해서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아이들을 매료시켰다.
굳이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먹을 수 있도록 호텔 1층에서 바비큐가 마련되기도 한다.
매일 메뉴가 다르기에 새로운 음식을 기대하며 먹을 수 있다.
배고플 틈이 없는 칸쿤 올인클루시브.
지루할 틈이 없는 칸쿤 바다와 수영장.
우리는
저녁
메뉴를
스테이크로
정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잠시
물놀이를
멈추기로 했다.
이 마저도 서운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저녁 후의 물놀이를 약속하며 우리는
레스토랑
으로 향했다.
먹고 싶은 만큼의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들은 잠이 들어 버렸다.
지금 먹지 못해도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었기 때문에 굳이 아이들을 깨우지 않았지만
스테이크 먹고 싶다 노래를 부르던 첫째는 일어나 소기 목적을 달성했다.
급하게 가져온 선크림 때문인지 강한 햇볕 때문인지 아이들의 얼굴에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했다.
걱정도 잠시
우리는
칸쿤여드름이라 별명을 붙인 채
그저 물놀이에 몰입했다.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일 기회라 생각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즐겼다.
아이들의 소원인 '밤늦게 자기'도 원 없이 이루어졌다.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면 풍성히 주문된 아침 룸서비스가 눈앞에 펼쳐지기 일쑤였다.
매일 아침, 저녁에는 신나는 공연과 간단한 게임 및 놀이가 마련되어 있다.
주로 저녁 공연은 성인위주여서 우리는 저녁 물놀이로 대체하였고 아침에 하는 신나는 게임 및 놀이는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다.
하루종일 지속되는 물놀이가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누군가에게 좋은 볼거리였다.
물놀이와 함께 즐기는 호캉스 외에 실제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 호텔이나 관광 프로그램이 있다.
칸쿤 셀하, 칸쿤 세노떼 등 검색하면 온갖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하며 칸쿤을 즐길 수도 있다.
식사 시간 외에 하루 종일 물놀이를 하는데도 우리에겐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는 아쉬워하며 내년 그리고 내 후년의 칸쿤을 기대했다.
비싼 금액 때문에 고심했지만 카리브해에 누워 '지상에서의 천국'을 누리니
우리 가족의 모든 생각이 바뀌게 된 것이다.
우리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드는 알록달록 예쁜 온갖 디저트가 망라한
디저트 카페도 있었다.
우리 집 참새 두 마리는
절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매일매일 오자는 둘째의 성화에 마지못해 알겠다 말하며 기분을 맞춰주었다.
작년 이맘때쯤 우연히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리젠트 신학대학원에 편입을 했다.
학생 수가 많이 줄어 장학금 받을 기회는 전무하다는 지인 목사님의 말에 포기했지만 나는 학교로부터 2000불의 장학금까지 받았다.
워크퍼밋소지자인 나는 공부를 하려면 학생비자로 바꿔야 하지만 한시적으로 워크퍼밋 소지자도 학생비자로 바꾸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온 세상이
내게
공부하라!
외치는 듯 느꼈지만
나는
학업을
포기했다.
이유는 딱 하나!
칸쿤!
평생 기억에 남을
가족과의 소중한 여행을 위해
학비 대신
여행경
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 끼니와 간식까지 해결해 주는 칸쿤이 최고다."
"난 이제
카리브해!
외에는
절대 내 몸을 담그지 않을 테야."
"아끼고 아끼고 또 아껴서 우리는 매년 칸쿤에 오자."
지난 1년간 칸쿤 찬사가 남편의 입에서 흘러넘쳤는데 이제는 내 차례였다.
캐나다에 머무는 지금이 기회니 우리는 내년, 그리고 캐나다에서의 마지막 해인 2026년에도 칸쿤에 반드시 오자는 약속을 하며 마지막 날 밤을 보냈다.
어린 시절, 회사 일로 바쁜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지는 못했다.
외갓집 친척들이 사는 미국으로의 여행 두어 번과 부부동반으로 떠나는 부모님의 여행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나 홀로 떠났던 유럽여행이 전부였다.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감사하고 너무나 즐겁다.
어린 아들들은 늘 떠나는 것을 좋아했다.
짐을 싸고 집이 아닌 다른 곳에 가서 자는 것을 좋아했으며 물놀이까지 동반되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했
다.
그런 아들들을 위해 우리는 시간이 될 때마다 어디가 되든 떠나곤 했다.
먹을 것을 잔뜩
가지고
가서 함께
요리해서 먹으며
새롭고 낯선 곳에서 잠이 들
때
우리는
설레고
행복했다.
아이들에게 행복하고 좋은 기억만 주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
엄마 아빠와 함께한
좋고 행복한 기억'만 되뇌며 고백한다.
2주 전 한 공원에서 드린 야외예배 때 목사님께서 질문하셨다.
"여행 가본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어디인가요?
우리 막둥이는 아주 큰 목소리로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칸쿤이요, 그리고 곤돌라요."
수천 불을
들여서 놀러 갔던 칸쿤이나 스쿼미시에 있는 곤돌라나 아이들에게는 똑같이 소중한 곳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게 웃고 떠들었던 그 기억과 그 장소
그것이
전부인 것이다.
그 소중한 기억들이 아이들을 자라나게 한다.
그리고 부모인 우리도 성장하게 한다.
철저한 J인 남편의 계획으로 우리는 작년보다 더
저렴한
4500불로 5박 6일의 칸쿤여행을 계획하였다.
작년에 갔던 호텔은 최고급이라 조금 비싼 편이어서
올해는
올인클루시브지만 가성비 좋은 곳으로 정했다.
또한
세계 7개 불가사의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마야문명 유적지인
치첸잇샤까지 방문하니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올해 우리 가족은 3번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1.
8월 말 LA여행-LA에 사시는
삼촌 챈스
!
2. 12월
초 두 번째
칸쿤여행 (
치첸잇샤
)
3. 12월 마지막 주
라스베이거스 캐년 여행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저렴하고 완벽하게 모든 비행기 티켓구매를 완료한 남편을 칭찬한다.
2년 전
간신히 월세만 내고 살던 우리가
외식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며
살던
우리가
올해 3번의 해외여행을 계획하며 이루어냈다.
남편은 내 덕이라 말하고
나는 남편 덕이라 말한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인내하며 열심 다해 살아온 덕분이다.
평생 이곳 밴쿠버에서의
'
선물 같은
4년의 삶'
을 잊지 않으며 사는 우리가
되기를
매 순간 지금처럼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 가족 모두가 되기를
우리 가정에 임한 작은 하나님나라를 매 순간 경험하며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늘 함께 '동행'하는
우리 가족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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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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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밴쿠버, 벌써 2년?남은 2년!
07
기록적 폭설에 저 '오름직한' 동산을 향해
08
비싼 밴쿠버 땅에서 집주인 체험하기
09
FAQ- 여보, 내일은 뭐 먹지?
10
한국 어린이집 학부모, 밴쿠버 데이케어 선생님 되다.
11
카리브해에 온몸을 내던지다 - 칸쿤가족여행
밴쿠버, 벌써 2년?남은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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