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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소녀 Dec 06. 2024

가을 경주여행 2일 차

비가 억수로 퍼붓어도 끝까지 즐겨보자!

 초5 첫째가 사회에서 역사를 배우고 있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이왕이면 문화해설사선생님께 배우면 더 이해가 빠르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거 같아서 경주여행을 가기 전에 미리 경주시티투어를 예약했다.


 경주시티투어는 여러 가지 코스가 있는데 가족들과 논의해서 세계문화유산코스로 정했고

관광객들이 대형버스를 탑승하고 문화해설사 선생님이 이동하는 차 안에서 또는 관광지 중심으로 설명을 하고 직접 가보는 투어를 말한다. 


 가족들과 호텔 침대에 둘러앉아 아침에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은 비가 계속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엔 날씨 요정이 우릴 안 도와줬지만 가족들과 멀리 경상북도 경주까지 온 거니까 배우고 즐기고 가자라는 힘차고 굳은 의지로 시티투어를 하러 갔다.  

 우리 가족은 코오롱 호텔에서 묵고 시티투어 당일날 아침에 문화해설사 선생님께 문자가 왔고

오전 9시 20분쯤 숙소에서 나와서 근처 정류장으로 5km를 걸어서 시티투어 대형버스에 탑승했다. 




세계투어코스는 무열왕릉-천마총-분황사-석굴암-불국사이다.

 첫 번째 장소는 무열왕릉 김춘추묘에 갔고 신라의 29대 태종무열왕은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하게 한 신라의 삼국통일을 기반을 다진 인물이고 신라시대의 김춘추가 바로 무열왕이다. 경주 태종 무열왕릉비가 세워져 있는데 해설사선생님이 거북이가 목을 쭉 빼고 있는 것은 진취적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이고 거북이의 앞발 뒷발의 개수가 신기하게도 다르다고 얘기했다. 거북이의 앞발은 4개, 뒷발은 5개로 힘을 주고 있기 때문에 발가락이 숨어서 안 보이게 한 것이라고 설명하셨고 이를 본 아이들은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무열왕릉의 고분과 여러 무덤이 있었는데 산책로가 잘 형성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두 번째로 간 관광지는 대릉원(천마총)이다. 천마총은 세계문화유산으로 기재된 곳으로 대릉원 안에는 천마 총, 황남대총, 미추왕릉이 있다.  

황남동 제155호분으로 1973년에 발굴 조사를 하는 도중 금관, 팔찌 등의 유물 그림이 발견되었으며,

말의 안장 양쪽에 달아 늘어뜨리는 장니에 그려진 말(천마) 그림이 출토되어 천마총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천마는 꼬리를 세우고 하늘을 달리는 모습으로 다리앞뒤에 고리모양의 돌기가 나와있고 서기를 내뿜는 입의 모습은 신의 기운을 보여주는데 동물의 신 흰색의 천마가 죽은 사람을 하늘 세계로 실어 나르는 역할이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게 한다. 


 세 번째 장소는 향기로운 임금님의 절인 분황사이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은 신라선덕여왕 3년에 세워진 것으로 남아있는 신라 석탑 중에 가장 오래되었다. 모전석탑은 벽돌 모양의 돌로 지은탑이라는 뜻이고 돌을 벽돌처럼 작게 다듬어 촘촘히 쌓아 올려 만든 탑이다. 분황사 모전석탑은 지금은 3층이지만 추정하건대 7층이나 9층이었을 거라고 들었다. 바닥돌은 자연석으로 널찍하게 쌓고 네 모서리에 사자상이 놓여있다.

<참조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유산 그림책> 


 해설사 선생님이 기념품 가게에 신라귀족들이 즐기던 놀잇감 주령구를 저렴하게 6,000원에 살 수 있다고 해서 아이들 각각 1개씩 주령구를 샀다. 주령구가 한자어로 적혀있지만 뜻풀이가 되어있어서 아이들과 한자도 익히면서 놀이를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추천받아서 주령구를 구입했어요.



 네 번째 간 장소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이다. 

석굴사원은 인도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중국을 거쳐 우리 땅에 전해졌다. 인도나 중국에서는 절을 짓기보다 돌을 파서 그 안에 부처를 모시는 게 쉬었으나 우리나라 산은 단단한 화강암이 많기 때문에 굴을 뚫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돌을 쌓아 올려 인공적으로 석굴을 만들게 되었고 세계적으로 유일한 인공 석굴이 탄생하였다고 한다. 


 정류장에서 내려 석굴암에 가는 길에 여름 폭우가 쏟아지듯 비가 쏜살같이 많이 내렸고 태풍도 세차게 불었다.  아이들이 비가 너무 쏟아지니 석굴암에 걸어가는 게 힘든다고 숙소를 가면 안 되냐고 투덜거렸다. 

초5 첫째가 "엄마가 일정을 빡빡하게 짜고 여행 2일 차엔 시티투어 코스 와서 우리가 아주 고생하네."는 얘기를 들었다. 

"(감정이 살짝 올라올 뻔했지만 동요하지 않고) 이런 것도 우리에게 다 경험이고 언제 비 올 때 경주에 와서 이렇게 석굴암을 가보겠어." 다 추억이 될 거야. 우리 포기하지 말고 가보자"라고 하니까 신랑이 나의 의견에 동조하며 아이들을 설득해서 석굴암에 무사히 올라갈 수 있었다. 


 석굴암과 석굴암 본존불을 유리관 안에서 보면 더없이 좋겠지만

1년에 딱 한번 음력 4월 8일 부처님 오신 날만 유리관을 치우고 볼 수 있다니 얼마나 고귀하고 감동적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석굴암은 자연의 위대함과 웅장함이 느껴졌고 마음이 경건해지는 자세를 갖게 되었다. 나에게 종교는 없지만 우리 가족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손을 합장하고 소원을 빌었다.

    


 

 경주 불국사에는 다보탑과 3층 석탑이 있는데 다보탑은 신라사람들의 뛰어난 기술을 엿볼 수 있고 화려한 석탑이다. 3층 석탑은 석가탑이라고 부르며 단정해 보이면서도 날렵해 보이며 통일신라 탑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 균형과 비례가 돋보인다.

동전 10원짜리가 있는 다보탑을 직접 보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경주 불국사에 와서 단체사진 찍은 게 기억이 나서 새롭기도 하고 놀라웠다.


 문화관광 해설사 선생님이 관광객들에게 관광지에 대한 설명을 하시면서 중간에 퀴즈를 내주셨는데 초5 첫째가 문제를 맞혀서 누에고치 2알을 선물로 받아서 아이가 환하게 웃음을 보이면서 좋아했다. 

"내가 아는 만큼  역사가 보인다고 했던가?" 경주시티투어를 하니 역사에 관해서 배우는 게 재미있고 흥미 있고 우리나라의 역사, 국가문화유산에 대해 더욱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과 함께한 경주여행 2일 차가 소중하고 뜻깊은 여행이 되었길 바라본다. 


경주여행 3일 차 이야기는 다음 주 금요일에 브런치에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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