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기록”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그냥 귀찮았던 거였을 수도…그리고 아마 기록을 해야 하는,, 해야만 하는 이유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에는 매일매일 떠오르는 생각이나 하루의 마무리에는 “기록”을 하고 있다.
나름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이별”이라는 건 흔한 상황은 아니니깐.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내 강박증을 어떻게 해결할 건지, 왜 해결해야만 하는지, 진짜 사랑은 무엇인지,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건 무엇인지,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진지하게 고민하고 매일 생각해보고 있다.
이런 중요한 순간.. 그 한가운데에서 내가 매일 생각하고 느끼는 걸 놓치고 싶지 않았다. 모든 순간을 온전히 다 기록하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도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또 얼마나 기뻤는지 등등 내가 느꼈던 모든 걸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지나간 시간은 결코 돌아오지 않으니.. 그리고 훗날 그 글들을 봤을 때 좋은 추억으로, 그리고 그때에 비하면 ‘나 참 많이 컸네?’라고 느낄 수 있게..
그리고 기록을 매일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예전에는 강박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서 글을 썼던 것 같은데, 나는 강박을 빼고서도 너무나도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았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심지어 지금 당장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무엇을 더 원하는지, 뭐가 문제인지…어떤 게 짜증 나고 힘들고 또 어떤 건 기쁜 지도 잘 모른다.
그런데 매일 내 일상을 담아내는 글을 쓰다 보니, 내가 놓치고 있던 것들을 하나 둘 알게 되고 나의 숨은 생각들을 더 잘 이해하고 깨닫게 됐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이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굳이 의식해서 쓰지 않더라도 나를 너무 잘 아는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