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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soft Apr 13. 2024

호주에서 렌트를 구할 때 도움이 될만한 팁들

Feelsoft의 호주에 내 둥지 만들기

시드니 서북부에서 Valuer 일을 하는 Feelsoft입니다.

최근 시드니 렌트 시장이 미쳐가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계실 겁니다. (다른 주도 비슷하겠죠.)


저도 에이전트를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많이 만나지만 한결같이 하는 말이 요즘 같은 렌트시장을 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저도 현장을 다니면서 보지만 시장에 렌트 물건 자체가 수요에 비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주말 인스펙션 하는 곳에 가보면 렌트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에이전트는 빨리 끝내고 다음 물건으로 이동하려고 정말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10여 분만에 끝내기도 합니다.


저도 이런 시장에서 최근 임대인으로 세 번 임차인을 구하고 임차인으로 두 번 렌트를 구했습니다. (역이민 준비하느라 어찌어찌하다 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경험을 토대로 임대를 구하시는 분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팁을 몇 가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1. 임대신청서 (Application)는 늦어도 인스펙션 다음 업무일 아침에는 내야 한다.


요즘 에이전트들 정말 정신없습니다. 보통 렌트는 Sales Agent가 아니라 Property Management 직원이 담당하는데 한 에이전트 사무실에 직원 숫자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제한된 몇 명이 그 많은 Rent 물건과 기존 관리물건 다 관리하려면 인간적으로 업무량에 스트레스가 엄청납니다. 게다가 마케팅 기간이 길든 짧든 받는 돈은 동일합니다. 그러다 보니 현실적으로 어떤 신청서든 먼저 오는 신청서를 오너에게 보내서 OK 받기만을 바랍니다. 그리고 먼저 신청하는 사람을 소개할 때는 대부분 오너에게 신청자의 장점을 더 부각합니다. 직장이 좋다던지 레코드가 좋다던지 하면서요. 다시 말해 먼저 도착하는 신청서가 더 가점을 받는다는 겁니다.



2. 시장가격을 확인하고 임대료는 과감하게 써라


아무래도 집주인이 렌트를 하는 기본 목적은 임대인의 소득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임대인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직접적으로 어필하는 부분은 임대료입니다. 물론 리스팅을 하는 정보에는 렌트료가 얼마라고 쓰여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시장가격이라기보다는 그냥 임대인과 에이전트가 이 정도면 될 것이다라고 한두 번 협의하고 정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임대인이나 에이전트가 공격적이면) 시장가격보다 높을 수도 있고 (에이전트가 서둘러 임차인을 찾으려면) 낮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가격보다 낮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제시한 금액보다 더 높여서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이 확실히 제1 협상자의 위치를 차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누군지 모르는 신청자 중에 단 $10이라도 더 준다는 사람에게 제일 먼저 관심을 주기 마련이죠.



3. 그 집의 상태를 보고 전략을 세워라.


인스펙션 할 때 집안의 자재나 관리상태를 보면 오너가 생각하는 이 집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단서가 보일 겁니다. 자신이 나중에 직접 살려고 하는 (또는 애착을 가지는) 집인지 그냥 돈을 벌기 위해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수익을 얻기 위해 보유하는 집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누가 살았는지 (오너인지 테넌트인지) 도 에이전트에게 확인해 보세요. 그래서


- 오너가 아끼는 집이라면 Maintenance나 Landscaping을 잘한다고 자신을 부각하면 좋습니다. (잔디 깎기도 가지고 있거나 살 거라고 적어보세요.) 그리고 실내에서 신발을 신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면 더 좋겠죠.


- 만일 투자용으로만 사용하는 집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입주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한 주가 지날 때마다 렌트료 손실이 크므로 집주인에게는 다른 조건보다 언제 들어오느냐가 중요한 펙터가 됩니다.



4. 마켓에 언제 나왔는지, 경쟁자는 어떤 그룹인지 알아보고 전략을 세워라.


요즘 같을 때에 같은 물건이 두 주 이상 계속 올라오는 것은 뭔가 집주인이 맘에 드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경우 집주인이 유난히 까다롭다거나  (차별과 관련된 문제로) 드러내 고 에이전트에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집주인이 바라는 (혹은 바라지 않는) 특정 그룹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호주에서는 임차인을 구할 때 차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즉, 나이, 인종, 종교, 성별, 성적지향 등을 기준으로 선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집주인이 선호하는 그룹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드러내서 표현을 할 수 없을 분이지요. 이런 경우 그 지역에 임대신청서를 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생각해 보시고 경쟁자들과 다른 차별화된 부분을 부각해 보세요.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임대신청서에 '나는.. 을 하지 않는다.'라는 형태의 문구를 넣음으로 해서 오너가 걱정하는 부분이 해소된다면 이 또한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가족, 시끄러운 파티, 부부싸움, 요란한 종교의식, 마약 등등)



5. 인스펙션 때 에이전트에게 눈도장을 찍어라.


에이전트도 사람인지라 물건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고 개별적으로 대화나 질문을 한다면 틀림없이 기억을 할 겁니다. 특히 왜 이 집이 필요한지 설명하고 신청서를 바로 쓰겠다고 하면 에이전트가 특별히 편의를 봐주거나 그러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기억은 하고 기다리게 될 겁니다.



쓰다 보니 무슨 대기업이나 공무원 채용과정 비법처럼 되었네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싶으시겠지만 임대 구하는 것도 열심히 신청서 썼는데 퇴짜 맞으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 닙니다. 써보시면 알겠지만 신청서 쓰는 것이 거의 채용원서나 대출신청서랑 맞먹습니다.


아무쪼록 이 험난한 시국에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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