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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soft Jul 15. 2024

Valuer가 되면 정말 호주 영주권을 취득할까?

게다가 호주에서 나고 자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지원자도 많을텐데 1년 이상 일을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는 임시비자 소지자에게 일을 줄 가능성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 포지션 (Assistant Valuer)의 일을 이민성에서 요구하는 1년의 경력으로 인정해 줄지도 의문입니다.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확인하셔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호주 부동산 평가사 CPV (Certified Practising Valuer) Feelsoft입니다.


이민자가 해볼 만한 직업 Property Valuer (부동산 평가사)

그렇습니다. 작년 3월경 호주의 직업-Residential Property Valuer'라는 제목으로 카페에 두 편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아래 링크합니다.) 자기소개도 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낯선 직업인 Property Valuer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도 할 겸 해서 글을 올렸죠.


https://cafe.naver.com/whealer/61780

이민자가 해볼 만한 호주의 직업 - Residential Property Valuer (첫 번째)              

https://cafe.naver.com/whealer/61794

이민자가 해볼 만한 호주의 직업 - Residential Property Valuer (두 번째)              


그리고는 CPV 자격을 취득한 Valuer가 네이버 카페에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온라인에 퍼져나가며 생각지도 못했던 관심을 받게 되고 수많은 질문세례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Valuer가 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그 글을 쓸 때만 해도 이미 호주 시민권자인 저는 MLTSSL (호주 중장기 부족직업군)이 뭔지, 그리고 이 Valuer라는 직업이 왜 그 목록에 들어가 있는지, 그리고 영주권이 신청가능한 직종이었는지 관심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Valuer 취득 후 호주 영주권 도전이라는 누군지도 모르는 남들이 쓴 글의 산증인이 되어버립니다.



Valuer가 되면 팔자를 고치는 거야.


지금도 저는 'Valuer 공부는 할만한가요?', '취업은 하기 쉬운 가요?', '학교는 어디가 좋은가요?', 'Valuer 초봉은 얼마나 되나요?', 'CPV는 뭐고 AAPI는 뭔가요?', 'CPP, CDP, CCPM 은 또 뭔가요?' 등등등 유학 후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생각나지도 않는 (너무 오래전이라... 내가 Valuer 공부 마친 것이 2012년 10월이라구!), 그리고 생각할 수도 없는 (남들이 인터넷에 적어놓은 말의 진위를 왜 나한테 묻냐구!) 질문들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Valuer 공부나 이 일을 시작한 지가 10년이 넘었기에 Up to date 되지 않은 정보일 수 있지만 제가 아는 한, 그리고 기억하는 한 최대한 성의껏 답변을 드리고 있습니다. (최소한 어디서 Up to date 된 정보를 얻는지는 알려드립니다.)


그래요. 저 한국말할 줄 아는 호주의 몇 안 되는 CPV (Certified Practising Valuer)입니다.


영주권으로 가는 승차권 어디 한번 봅시다.



저에게 질문을 주시는 분들과는 다르게 저는 영주권을 받고 호주에 왔음을 이 자리를 빌려 먼저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죄송한 말씀이지만 Valuer 자격을 취득하면 정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정말 영주권을 주는지 잘 알지도 못하고 말씀드릴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질문을 받고 답변을 드리다 보면 저 스스로에게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호주에서 Valuer가 되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정보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공유가 되어왔고 그렇다면 이제 충분히 공부를 끝내고 Valuer가 되어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이 나올만한 시점이 되었을 텐데 왜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는 걸까요?


호주가 넓고 제가 모든 Valuer를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 출신은 아름아름 한 다리, 두 다리 건너 어느 정도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데 왜 찾기 어려운 걸까요?


공부가 너무 힘들어 도중에 그만둔 걸까요? 아니면 아직 영주권까지 취득할 충분한 시간이 되지 않을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Valuer가 되고 난 후 너무나 바빠서 자기를 알리는 분이 한 명도 없어서 그럴까요?


흠...


이 점에서 제가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자 합니다.



1년의 경력... 2, 3년 안에 과연 가능할까?

2024년 7월부터 졸업비자 체류기간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학사학위 취득자는 최대 2년

. 석사학위 (Coursework/Extended)는 최대 2년

. 석사학위 (Research)는 최대 3년


이 2, 3년의 기간 내에 1년의 경력을 얻어야 영주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이상의 내용에 오류가 있으면 수정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생각해 봅시다.

. 학사학위 취득자는 1년 안에 취업을 해야 체류허가 만기 전에 1년 경력을 채울 수 있습니다.

. 석사학위 (Coursework/Extended) 역시 1년 안에 취업을 해야 체류허가 만기 전에 1년 채울 수 있습니다.

. 석사학위 (Research)는 2년 안에 취업을 해야 체류허가 만기 전에 1년 채울 수 있습니다.


여기서 호주 Valuer의 취업구조에 대해 여러분들이 아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 게시물의 핵심 부분입니다.) 


호주에서 Valuer를 뽑을 때 필요한 레벨이 업계에서 정해져 있습니다.


첫 번째가 Graduate Valuer입니다.

API(Australian Property Institute: 호주부동산협회)가 지정하는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으로서 아직 평가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API나 업계에서 인정하는 Valuer로써의 자격 (RPV나 CPV)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부동산 평가업무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Assistant Valuer라는 직책으로 평가보조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물론 이 업무도 Valuaton 회사의 경력이기는 합니다. 어쩌면 여러분들이 꿈에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졸업 후 바로 취업이 되는) 업계 진입 방식일 겁니다. 하지만 이 포지션은 시장에서 아주 희박합니다. 아시다시피 호주는 공채라는 시스템이 전혀 없는 데다가 이 Graduate Valuer는 시장이 현재의 Valuer들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이 과부하 상태일 때 (그렇다고 Valuer들을 구하기도 어려울 때) 정도에나 간혹 나오는 포지션입니다. 


채용 후 당장 실제 매출을 일으키는 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에 어지간히 대규모 회사나 시장이 폭발할 정도가 아니면 채용공고도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호주에서 나고 자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지원자도 많을텐데 1년 이상 일을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는 임시비자 소지자에게 일을 줄 가능성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 포지션 (Assistant Valuer)의 일을 이민성에서 요구하는 1년의 경력으로 인정해 줄지도 의문입니다.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확인하셔야 합니다.)


실제 이 단계에서 잡을 찾지 못해 다급하게 연락을 해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Referee가 돼줄 수 있냐고 요청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안타깝고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반적인 방법론밖에 설명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API Standing Instruction의 일부 - 최소한 RPV가 되어야 평가업무를 할 수 있다구.


두 번째가 RPV입니다.

RPV (Residential Property Valuer)는 API가 지정하는 교육과정을 마치고 2년 내에 1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에게 주는 API의 Certificate입니다. 이 자격을 가져야 비로소 평가업무가 가능하고 회사의 매출을 일으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참고: RPV가 되기 위해 API에서 요구하는 1년의 경력과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해 이민성에서 요구하는 1년의 경력은 서로 다른 심사기관과 심사기준임을 명심하세요. 본 글은 두 개의 경력인정이 서로 상이하고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고 작성하였습니다.]


그래서 Valuer를 뽑는 대부분의 채용공고는 최소 RPV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 경우에도 Graduate Valuer보다는 채용기회가 높지만 시장의 컨디션에 따라 들쭉날쭉하므로 절대 쉽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올겁니다.

'신입을 잘 뽑지않는데 어디서 경력을 쌓아서 RPV가 되란 말인가?


맞습니다. 그게 바로 호주 채용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모두가 경력자를 원하고 있으니 학교를 졸업하는 친구들이 경력을 쌓을 곳이 없는 겁니다. (한국도 닮아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2008년 TAFE을 졸업하며 최초 Valuer가 되었지만 (그때는 Fair Trading에서 Valuer Licence를 주었고 졸업만 하면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관리하는 Licence 시스템은 없어졌고 API Certificate이 Valuer의 유일한 자격증으로 관리됩니다. 평가사 제도를 민간기관에 전면 위임한 거죠) 아시다시피, 그리고 공교롭게 Global Financial Crisis가 그때 일어났고 저는 취업을 못해 대학원으로 진학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Valuation 사업자 등록을 하고 부동산 에이전트를 하고 있던 지인으로부터 Stamp duty valutation 일을 간헐적으로 받아 업무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때는 Valuer Licence가 있어서 RPV가 아니더라도 API가 관리하지 않는 비금융권 평가업무는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공부를 마치고 2013년 RPV를 취득할 때가 되자 결국 금융시장이 안정화되고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자 PRP라는 회사에 채용이 되어 Valuer로써 첫 발을 띄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RPV를 취득하기 한 달쯤 전이었습니다.) TAFE 코스를 마치고 Valuer가 된 지 5년 만이었죠. 


지금 생각해도 그때 (GFC당시)는 힘들었습니다. 온라인 구직사이트는 기본이고 평가사 잡을 얻기 위해 시드니 내의 모든 Valuer들의 이메일과 주소에 잡을 찾는다고 연락을 했고 사무실에 무턱대고 찾아가 일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심지어는 멜번이나 브리스번의 잡도 어플라이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있는 Valuer들도 다 쫓겨나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일을 구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기 힘들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상황이 너무 극단적인 때라 그냥 참고만 하세요.) 



세 번째가 CPV 또는 그 이상입니다.

CPV (Certified Practising Valuer) 최근 4년 내에 2년 이상의 평가경력을 보유한 API 회원에게 주는 자격입니다. CPV가 되면 사실 채용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걱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안정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을 확률이 많고 또 개인적인 네트웍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채용기회를 먼저 접하고 이직할 수 있으니깐요. 실제 호주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 소요되는 시간, 그리고 인력은 커다란 비용이며 행여 잘못된 사람을 뽑았을 때의 잠재위험은 더욱 큰 손실이라는 것이 업계의 정설입니다. 그래서 추천을 통한 스카우트가 일상화되어 있죠. 그런 이유로 CPV나 그 이상의 자격소지자의 걱정이나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냐구

자 여기까지 이야기한 것을 이해했다면 이제 영주권 신청까지 조금 복잡한 퍼즐이 만들어진 것을 아실 겁니다.


API가 지정하는 대부분의 교육과정이 학사 또는 코스웍 석사과정이고, 그 이야기는 졸업 후 1년 내에 취업을 하여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나마 업계에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1년의 경력을 가지고 RPV의 자격을 취득해야 하니 1년의 경력을 채운 바로 그다음 날 API가 '옛쏘-'하며 RPV를 줄 리도 만무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같은 날 채용이 될 리도 만무하지만 그렇다고 가정하더라도 (아무리 늦어도) 졸업한 그다음 날부터 RPV를 취득하기 위한 경력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석사학위 (Research) 과정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Valuer가 되려고 무슨 논문까지 쓰나 싶네요.


그렇다면 이게 정말 가능할까요.


뭐 정말 Valuer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어떻게든 길을 찾아 목표를 이룰 수도 있겠지만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너무나 위험한 도전입니다.


개인적으로 유학 후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정말로 심사숙고하게 생각하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이민법이나 최근의 Valuer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이 글에 대해서는 제 전문분야인 부동산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라 확신이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의견이나 수정할 사항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도움이 되실지 모르지만 많은 분들이 여쭙길래 첨언합니다.


제가 공부한 코스는 Ultimo TAFE: Advanced Diploma of Property Valuation (2006-2008) (이제는 Bachelor of Property Valuation으로 바뀐 듯합니다.)과 UTS: Master of Property Development (2008-2012)입니다.


마칩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는 분들의 숫자가 점점 많아지네요. 채팅이나 쪽지보다는 mail.feelsoft@gmail.com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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