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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a Jul 19. 2024

자학하는 영어공부는 이제 그만

영어공부는 시작 순간부터 비교와 자학으로 시작된다. 남과 비교해 누가 더 잘하고 더 못하는지 평가의 수단이었다. 영어 원어민으로 태어나지 않는 운명을 한탄하며 영어뇌를 갖지 못해 영어식 사고를 할 수 없는 자신을 학대한다.


중학교 1학년 학교에서 처음으로 영어 알파벳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영어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잘못된 사랑이었다. '나'는 없고 '영어'만 있는 잘못된 사랑.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처럼, 영어도 마찬가지다. 현재 내 수준의 영어를 사랑하지 못하고, 원어민 수준의 영어만 사랑하는 사랑은 자기 파멸로 질주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내 영어수준을 사랑하고 존중하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영어 울렁증과 영어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처음에는 나의 짙은 한국식 억양이 묻어 나오는 영어가 부끄러웠다. 다음에는 자연스러운 영어 표현보다는 어색한 한국식 영어를 하는 내가 짜증 났고, 나보다 잘하는 한국 사람들 앞에 서면 한 없이 작아지기만 했다.


이제는 비교와 자학의 영어공부를 끝내고 영어 눈치를 기르는 공부를 시작한다.


문법적으로 맞는 표현이지만, 어색한 영어 표현을 남발하는 것은 영어 눈치가 없기 때문이다. 단어와 문장이 만들어내는 문맥을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눈치가 가장 뛰어난 민족이 바로 한국사람이다. 타고난 눈치 민족성을 발판삼아 영어 눈치도 한번 길러보자.


이젠 눈치 영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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