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대학원 가을학기가 시작하려면 한 주가 더 남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어 캠퍼스에 갔다. 운전면허증이 없는 관계로 남편은 출퇴근하는 길에 나를 내려주고 태워간다. 아침에 배경음악으로 듣던 한국 라디오 방송에서는 처서임에도 무더위가 계속된다며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찼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뉴욕시티 아닌) 뉴욕은 아침부터 쌀쌀하더니 오후가 되도록 초 가을처럼 을씨년스럽다. 제대로 된 처서다. 그러나 학교 도서관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여전히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온다.
콜린스 서클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 차 문을 열자마자, "에어컨 꺼!"를 외치며 조수석에 앉았다. 어이없게 잠시 날 쳐다보던 남편은 에어컨 켜지도 않았다고 억울해한다. 에어컨 바람으로 얼음이 된 손가락을 남편 얼굴에 비비며 "당신 참 따뜻하다"라고 애교 아닌 애교를 부리니 남편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차를 출발한다.
"매주 수요일에 회사 근처에 푸드 트럭이 오잖아. 오늘은 뽐드떼르라는 푸트 트럭에 가서 뭘 좀 사 먹었어."
"뽐... 뭐? 그게 뭔데?"
"프랑스어로 감자야. 땅속에서 나는 사과라는 의미지."
감자를 땅속에서 나는 사과라고 한다는 말을 듣고 난 빵 터졌다. 하지만 이건 더 놀라운 이야기의 서막에 불과했다.
점심 먹기 전 항상 걷기 운동을 하던 남자는 푸드 트럭에서 풍기는 감자튀김냄새에 홀려 감자튀김을 샀다. 허기도 졌고 날씨도 쌀쌀해 막 튀긴 감자튀김이 제격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감자튀김은 물컹했고 미지근했다. 소금만 잔뜩 뿌려 짜기만 했다. 감자튀김과 항상 같이 먹던 머스터드도 없었다.
남자의 감자튀김을 하염없이 눈여겨보며 침을 흘린 것은 토토로를 닮은 청설모뿐이었다.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더 가까이 와 남자의 감자튀김 냄새를 훔쳐 먹었다.
점심을 먹고 있음에도 감자튀김을 욕심내는 뚱뚱한 청설모가 괘씸해 남자는 감자튀김을 절대 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허기가 졌음에도 전혀 맛이 없던 감자튀김을 꾸역꾸역 먹고 있던 남자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푸드트럭에서 음식평을 해달라고 보낸 메시지였다. 평소 고지식한 말을 하기로 평이난 남자는 실망스러운 감자튀김 품평을 바로 쓰기 시작했다.
The food was lukewarm at best, when it was not at room temperature.
"실내가 아니었지만 감자튀김은 기껏해야 미지근했다.
Ergo, the order was stale.
고로, 감자튀김은 신선미가 전혀 없었다.
From my standpoint, to posit that it was disappointing is to understate the matter.
내 입장에서 볼 때, 감자튀김이 실망스러웠다고 상정하는 것은 이 문제를 축소해 말하는 것이다.
The only thing that made my trip to your food truck not a complete loss,
푸드트럭까지 걸어간 나의 발걸음이 완전히 허탕이 되지 않았던 유일한 이유는
was the sight of a squirrel that seemed overly interested in what I bought from you.
내가 샀던 감자튀김에 과하게 탐을 냈던 청설모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여기까지 쓴 다음에 AI에게 문장을 더 박식하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Can you make the following passage sound more erudite :
"The comestibles were, at best, tepid, verging on being equal to that of ambient temperature.
음식은 기껏해야 뜨뜻미지근했다. 바깥 실내온도와 거의 비슷할 지경이었다.
Such a lack of culinary vitality rendered the order decidedly lackluster.
활력이 아예 없는 이런 조리는 내가 주문한 음식을 완전히 밋밋하게 만들었다.
To suggest that it was merely disappointing would be a gross understatement.
단순히 실망스러웠다고 하는 것은 엄청나게 절제해 말하는 것이다.
The only redeeming feature of my sojourn to your food truck
푸드트럭까지 걸어간 내 걸음을 보안할 수 있었던 유일한 요소는
was the spectacle of a squirrel evincing an inordinate fascination with my purchase from your food truck.”
내가 구매한 것에 과한 매력을 느낀 청설모가 보여준 구경거리뿐이었다.
AI의 도움을 받아 음식평을 더 박식하게 만든 남자는 후기를 보내자 곧바로 감자튀김과 팁으로 준 6달러를 다시 되돌려 받았다. 사무실로 돌아가 있었던 이야기를 동료들에게 풀자 모두들 똑같은 말을 동시에 내뱉었다.
"No way!"
"설마,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