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그 무게는 사라지지 않는다.

가벼웠던 저작권, 경험으로 인해 무거워졌다.

by 김재운

내 열정은 짧았고, 후회는 길었다.

‘ 조금 더 열심히 해볼걸 ’

2025 교보문고 소설 공모전.

그 후회 위에 올린 한 편의 소설, 『Day, easy』.

그리고 나는 그 시간 동안 진심으로 느낀 것들이 있다.

저작권은 단순한 ‘창작자의 권리’가 아니라,

창작자가 흘린 시간과 감정의 무게라는 것을.




‘저작권’이라는 단어를 우리는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고 있을까.

불법 웹툰 사이트, 콘텐츠 모방, 무단 인용.

일상 속에서 저작권은 종종 가볍게 소비되고, 쉽게 넘겨지는 단어였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고, 『Day, easy』를 쓰는 과정에서 나는 처음으로 ‘저작권’이라는 단어의 무게와 거리감이 동시에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몇 번이고 누군가의 설정과 겹치지는 않을까.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검색창을 열고, 다시 닫고, 또다시 열며 고민하던 밤과 낮.

그 모든 시간이 남긴 건 단 하나였다.


누군가의 감정을 훔치지 않은 채, 내 안에서 피어난 감정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



그것이 내가 느낀 저작권이었다.

그건, 단순한 법이 아닌 존중과 책임의 감정이었다.




혹여나 누군가가 내 글을 ‘척’ 베끼고, 교묘하게 결과만을 쟁취한다면 그 감정은 겪기도 싫고 하기도 싫은 창작자에 대한 폭력이다.

그건 단순한 ‘표절’이나 ‘도용’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시간과 감정, 존재의 무게를 가볍게 다루는 행위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미친 듯이 몰입하고, 밤을 새우며, 마음을 쏟아부은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누군가가 아무렇지 않게 가져가 버린다면, 그 허탈함과 무력감은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

나는 그것 또한 저작권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나도 글을 쓰고 창작을 하기 전까진 저작권이라는 단어가 그리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냥 별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무언가를 쓰고, 시간과 마음을 쏟기 시작하면서 그 감정이 얼마나 무겁고 조심스러운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문득, 그 일이 내게 일어난다면,

내가 쓴 글이 아무렇지 않게 베껴지고, 조용히 잊힌다면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날 것 같았다.

즉, 경험을 통해 저작권은 내게 법이자 감정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저작권은 법의 테두리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 한 사람의 땀과 후회와 감정의 기록이다.

어떤 규정보다 먼저, 존중과 보호의 태도가

저작권을 무겁게 다루게 만든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의 글 앞에서 그 무게를 잊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글을 볼 때, 글을 쓴 작가의 마음을 계속 잊게 된다면,

가벼운 저작권의 표절은 기술이 되고, 모방은 문화와 습관이 된다.


우리는 누구나 창작의 소비자이자, 잠재적 창작자다.

그렇기에 타인의 글, 이미지, 아이디어를 마주할 때,

그 안에 담긴 시간과 마음 또한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에 의해 연재를 멈춘 작가,

오랜 시간 기획한 유튜브 콘텐츠가 ‘복사’되어 하루 만에 수백만 조회수를 넘긴 또 다른 창작자.

어느 날 갑자기 원작자가 묻히고, 모방한 사람이 주목받았다.

피해자는 늘 침묵했고, 가해자는 모방의 기술이나 교묘함으로 박수받았다.


그 상황을 본 나는 마음 한쪽이 무거웠다.

타인의 시간과 감정 위에서 빠르게 저작권은 가벼워지고, 아무렇지 않게 소비되는 세상.

이젠 그런 장면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저작권은 단지 보호가 아니라, 시간과 감정의 노력을 통한 가치를 지켜주는 일이라는 것을.




기술과 경쟁이 빠르게 앞서가는 시대지만,

감정과 기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느린 교육을 통해

내면의 힘을 함께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믿는다.

저작권은 단지 창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우리가 타인의 삶과 감정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태도라고.


그리고 이 글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가볍지 않은 저작권’이라는, 아주 작지만 깊은 울림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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