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주인공이었던 소년의 하루
“생일 축하드려요.”
“생일 축하한다.”
누구에게나 생일이 있다.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날.
그리고 우리는 그날을 당연하다는 듯, 하나의 문화처럼 축하하곤 한다.
생일은, 의미를 부여하면 특별한 날이고
무덤덤하다면 그냥 365일 중 똑같은 하루일 뿐이다.
나는 대체로 후자였다.
그동안 많은 생일을 맞이해 왔고,
다른 사람의 생일은 늘 진심으로 축하했지만,
정작 내 생일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살아왔다.
“그냥 똑같은 날인데 뭘”
늘 그랬다.
하지만 이번 생일은 좀 달랐다.
요즘 부쩍 지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던 시기였는데
그 와중에 생일을 맞았다.
예전처럼 많은 축하 메시지가 오는 것도 아니었고,
사실 기대도 하지 않았다.
점점 그런 것들이 줄어드는 게 당연해졌으니까.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내 생일을 기억해 주고,
축하해 준 사람들도,
찾아와 준 친구들이 있었다.
그게, 너무 고마웠다.
늘 먼저 말 걸지 않아도 다가와주는 사람들.
늘 보던 얼굴인데, 그날따라 더 반가웠다.
아무 의미 없는 대화도,
그냥 곁에 있어주는 것도,
그런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에겐 꽤 큰 힘이었단 걸, 다시 느꼈다.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익숙해지는 줄 알았는데,
결국은 혼자 살 수 없다는 말이
그날 마음 깊이 와닿았다.
지치고 스트레스 많던 요즘이었지만,
그 하루만큼은 웃고, 떠들고, 맛있는 걸 먹으며
잠깐이나마 그 모든 걱정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마음 하나가 남았다.
나는 늘 생각했다.
생일은 꼭 행복해야 하는 날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번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꼭 행복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지만,
충분히 기대하고, 기다릴 수 있으며, 행복할 수 있는 날이라는 걸.
똑같은 365일 중 단 하루.
그 하루쯤은 기대해도 괜찮지 않을까.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과 행복을 나눌 수 있다면 말이다.
10년, 20년 뒤, 내 생일은 오늘처럼 행복한 하루일까.
문득, 당신의 생일은 어떤 날이었는지 궁금해진다.
이왕이면, 그 하루가 행복을 기대해도 좋았던 날이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