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1월 2일 탄생화는 노랑 수선화였다.
그리고 오늘 탄생화는 수선화이다. 이번 글은 1월 2일 노랑수선화에 대한 글을 약간 변형해서 그대로 옮겼다는 사실을 밝힌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수선화입니다.
수선화를 키우기 시작한 지는 올해로 4년째입니다. 봄의 꽃 중 수선화가 빠지면 서운할 만큼 이 꽃이 봄의 꽃 중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각별합니다.
처음에 아주 작은 노란 수선화 한 포트를 알뜰장에서 구입하여 화단에 심어 두고 너무 빈약하고 초라해 다음 장날 몇 포트 더 구입해 나란히 심었습니다. 한 포트에 서로 붙은 구근이 세 걔 씩 붙어있었으니 대략 12개의 구근을 심은 거지요.
앙증맞은 노란 수선화를 오며 가며 지켜볼 때마다 행복했지만 무언가 미진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수선화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내 마음속 수선화는 오솔길 같은 꽃밭 가장자리를 가득 채워
노란 물결로 봄을 노래하는 것이었는데, 화단이 작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기특하게도 수선화는 그렇게 봄 늦게까지 꽃을 피우고 화려한 여름꽃이 필 때쯤 아주 조용히 화단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이듬해 처음 심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식솔을 거느리고 이른 봄 화단 한쪽에 노란 등불을 켰습니다.
수선화를 키운 지 2년째 되는 해 이번에는 조금 더 큰 수선화를 구입했고 작은 수선화 뒤에 심었습니다. 연노랑 색 겹수선화 였습니다. 꽃도 키도 그전에 키웠던 수선화보다 훨씬 컸습니다.
작년 겨울 아나벨 수국 한 그루를 파내면서 수선화 구근을 건드린 모양으로 올해 꽃이 영 시원치 않습니다.
지인이 제주도에서 향수 선화 구근을 꽤 많이 보내줬는데, 노지 월동이 되지 않아 키울 수가 없어 온실이 있는 이웃에게 줘버렸는데...
수선화는 아주 잘 자랍니다. 까다롭지도 않고 이른 봄 다른 식물이 자라기 전 먼저 꽃을 피우고 홀연히 사라졌다가 이듬해 봄 다시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지요.
며칠 전 안양천에 갔더니 크고 화려한 수선화 무리가 봄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마음 가득 담아 온 수선화! 내가 키우고 싶었던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작은 연못이 하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연못은 없었지요.
수선화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Narcissus tazetta var. chinensis입니다.
설중화·수선(水仙)이라고도 부르며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지요. 비늘줄기는 넓은 달걀 모양이며 껍질은 검은색입니다.
잎은 늦가을에 자라기 시작하는데 줄 모양이며 길이 20∼40cm, 너비 8∼15mm로서 끝이 둔하고 녹색 빛을 띤 흰색입니다.
꽃은 12∼3월 사이에 피며 통부(筒部)는 길이 18∼20mm, 꽃자루는 높이 20∼40cm입니다.
포는 얇은 막이 꽃봉오리를 감싸고 꽃자루 끝에 5∼6개의 꽃이 옆을 향하여 핍니다.
꽃부리와 꽃받침의 갈래 조각은 6개이고 흰색이며, 꽃잎과 꽃잎 사이에서 생겨난 기관으로, 꽃잎처럼 생긴 작은 부속체(부화관)는 높이 4mm 정도로서 노란색이지요.
6개의 수술은 이 부화관 밑에 달리고, 암술은 열매를 맺지 못하며 비늘줄기로 번식합니다.
수선화의 속명인 나르키수스(Narcissu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나르키소스)라는 청년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참고 자료 : [네이버 지식백과] 수선화 [Paperwhite, 水仙花]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수선화를 심을 때 이랑의 폭은 160~170cm, 통로는 60~70cm로 하고 저온 처리를 마친 구근을 바로 심는데, 10~15cm 간격으로 2줄로 심되, 이때 구근의 상부가 2~3cm 묻히게 심는 게 좋다고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정식할 때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퇴비를 넣으면 병해의 발생의 원인이 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 기후 및 토양
생육적온은 야간 13~15℃이고, 주간은 야간보다 5~10℃ 높게 유지하는 게 좋은데, 빛이 부족하면 잎과 꽃대가 웃자라서 연약하고 꽃대보다 잎의 길이가 길어지게 됩니다.
토양은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고 배수 및 보수력이 양호하여야 하며, 토양산도는 pH 6~7이며 염류농도가 낮아야 합니다.
◆ 관리하기
물은 정식 후 뿌리가 내리는 초기에는 충분히 관수해야 하나 뿌리가 충분히 내린 후에는 관수량을 줄여서 잎이 웃자라서 쓰러지지 않고 강건하도록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거름 주기는 밑거름으로 10a당 질소, 인산, 칼리 18~20kg을 뿌리고 30~60cm 정도로 깊게 경운(耕耘) 해줘야 합니다.
◆ 질병관리
점무늬 병이 생길 수 있는데, 증상은 잎끝에서부터 황갈색으로 말라 오그라지는데, 이때 치료는 구근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하네요.
◆ 구근의 수확
구근의 수확 적기는 6월 하순으로, 잎이 노란색이 되면 땅 위로 나온 부분을 잘라내고 구근을 캐어 말린 다음 양파망 같은 그물주머니에 넣어 응달에서 보관합니다. 참고 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수선화 [Narcissus] (경기도 농업기술원, 네이버 포토갤러리)
수선화의 생즙을 갈아 부스럼을 치료하고, 꽃은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하며. 비늘줄기는 거담·백일해 등에 약용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수선이란 이름은 원래 중국 이름으로 하늘에 있는 것을 천선(天仙), 땅에 있는 것을 지선(地仙), 그리고 물에 있는 것을 수선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님프 에코는 숲과 언덕을 좋아해 틈만 나면 사냥을 즐기거나 숲 속에서 놀았습니다. 아르테미스는 사냥을 나갈 때 항상 에코를 데려고 다녔지요. 그런데 에코는 말이 너무 많아 계속해서 혼자 지껄이는 수다쟁이였습니다.
어느 날 바람둥이 신 제우스가 숲 속에서 님프들과 어울려 놀고 있을 때였어요. 화가 난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남편을 찾으러 숲에 나타났지요. 그런데 헤라를 본 에코는 자신이 제우스와 아무 상관이 없는데 갑자기 두려움을 느꼈어요.
‘헤라가 이 현장을 보게 되면 제우스님이 난처해지실 거야. 아니 그보다 우리 님프들이 잔인한 벌을 받게 될지도 몰라.’
이런 생각을 한 에코는 헤라에게 다가가 수다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위대하신 헤라님이 산책을 나오셨군요. 오늘따라 아름다우시고 멋있으세요.”
에코의 수다 소리에 화들짝 놀란 제우스는 님프들을 데리고 숲 속 깊이 달아나버렸지요. 에코의 수다 때문에 님프들을 놓쳤다고 생각한 헤라는 화가 나 에코에게 남의 말 끝부분만 따라 하는 벌을 내렸답니다. 그렇게 해서 가여운 에코는 먼저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답니다. 다만 남의 끝소리만 따라 할 수 있을 뿐.
어느 날 에코는 숲에서 사냥감을 쫓는 나르키소스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나머지 몰래 뒤를 따라갔습니다. 에코는 사랑을 고백하고 싶었지만, 말을 할 수 없어 애를 태우며, 나르키소스가 먼저 말을 건네기만 기다렸습니다.
나르키소스가 함께 사냥하던 일행과 떨어져 길을 잃고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거기 누구 없나요?”
에코가 대답했지요.
“없나요?”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자꾸 자신의 끝말을 따라 하자 애가 탄 나르키소스가 말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함께 다녀요.”
그 말을 들은 에코는 나르키소스의 끝말을 따라 하고는 곧바로 숲에서 나와 나르키소스의 목을 감싸 안았습니다.
나르키소스는 깜짝 놀라 에코를 뿌리치며 외쳤습니다.
“이거 놔! 너한테 안기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어요!”
“차라리 죽어버리겠어요.”
에코는 무심코 나르키소스의 말을 따라 했지요.
그러자
화가 잔뜩 난 나르키소스는 에코 곁을 떠나버렸고, 에코는 수줍음으로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고 동굴로 숨어 벼렸습니다. 에코는 슬픔에 빠져 차츰 여위여 뼈는 바위로 변했고 남은 것은 목소리 뿐이었지만, 말을 따라 하는 버릇은 여전했어요.
나르키소스는 에코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른 님프들에게도 냉담했습니다. 나르키소스의 냉담함에 큰 상처를 입은 님프가 신에게 기도했습니다. 짝사랑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나르키소스도 느끼게 해 달라고. 분노의 여신 네메시스가 님프의 이 기도를 들어주었습니다.
맑은 샘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사냥에 지친 나르키소스가 이 맑은 샘가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샘물을 마시려고 몸을 구부리다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맑은 물 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나르키소스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그 모습에 나르키소스는 그만 눈이 멀고 말았습니다.
물속에 비친 자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물 위에 입술을 대기도 하고, 몸을 안기 위해 두 팔을 물속에 넣기도 했지요. 나르키소스는 사랑하는 그를 두고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은 채 매일같이 샘 가장자리를 맴돌며 자기 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또 보았습니다.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그림자로 인한 사랑으로 몸과 마음이 점차 사라져 에코와 많은 님프들을 애태웠던 아름다운 외모는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에코는 나르키소스의 곁을 지켰지요. 나르키소스는 시름시름 앓더니 마침내 죽고 말았습니다.
그가 죽자 에코와 물의 님프들은 나르키소스의 죽음을 슬퍼했습니다. 나르키소스가 죽은 자리엔 그의 시신 대신 한 송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그 꽃이 바로 나르키소스, 수선화이지요.
나르키소스를 영어로는 나르시스라고 하는데, 나르시스에서 나르시시즘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나르시시즘은 자기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것, 자신을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