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월계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름이다.
요리를 하면서 잡내 제거를 위해 가끔 사용하는 것이 마른 월계수 잎이지만, 월계수 나무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월계수 하면 가장 먼저 일제강점기 베를린 마라톤의 우승자였던 손기정 선수가 생각난다.
이 불우한 선수는 1936년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을 하여 한국인 선수 최초의 금메달을 따게 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였던 때라 우리나라 대표가 아닌, 손 기테이(孫 基禎, そんきてい)라는 이름의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해야 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2시간 29분 19.2초를 기록하여 마라톤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했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모습을 몇몇 신문사에서 손기정의 유니폼에 달려 있던 일장기를 지워 버린 사진을 신문에 실었다. 이에 대한 일제의 탄압으로 ≪동아일보≫는 무기 정간을 당하였고, 뒤이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휴간되었다. 이 사건을 일장기 말살사건이라고 배웠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울분에 차 열변을 토하던 선생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왜 오늘의 탄생화 이야기를 하면서 손기정 선수 이야기를 하는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 손기정 선수를 필자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월계수 이야기하고도 관련이 있다.
손기정 선수와의 그때 이야기를 기회가 되면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 왔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손기정 선수를 필자가 만나게 된 것일까?
정확한 연도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1994년 아니면 1995년 봄 동양화가 김형석 (大情 , 然史) 金亨石)의 개인전 때였다. 김형석 화가는 아랍풍의 외모를 가진 좀 특별한 화가였다. 동양화가였지만 그의 작품은 서양화에 가까웠고 동양화가로서 드물게 작품에 오브제를 사용하였으며, 오토바이를 작품으로 사용하기도 한 행위미술가이자 설치미술가였다.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 중 '손기정과 면류관'이라는 200호짜리 대형 그림이 있었다. 작가는 그 작품을 손기정 선수에게 기증하겠다며 전시회에 손기정 선수를 초청했었다.
가끔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이야기하는 화가를 나는 별로 신뢰하지 않았는데, 손기정 선수가 온다는 그의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에 믿지 않았었다. 그런데 관객들이 뜸한 이른 시간 오전 10시쯤 거짓말처럼 손기정 선수가 미술관에 온 것이다.
교과서에만 보았던 그 영웅이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전시장에는 화가와 손기정 선수 나, 이렇게 셋뿐이었다. 일부러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그 시간에 온 것이 분명했다.
마라톤에서 우승을 했던 때처럼 그림 속 손기정 선수는 면류관을 쓰고 가슴에는 꽃다발을 들었지만 사진처럼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림은 암울해 보였다.
김형석 화가가 그림 앞에 서 손기정 선수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선생님, 이 그림을 선생님에게 드리고 싶어요. 기념관을 짓는다고 하던데 이 그림을 거기에 거십시오."
그 말을 들은 손기정 선생님의 표정이 기쁨보다 곤혹스럽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좋아하실 줄 알고 선생님의 대답을 기다리던 나는 손기정 선생님의 뜻밖의 표정에 잠시 어리둥절해야만 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충격적이었다.
"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받을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
그러면서 자신이 그동안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국가에서 어떤 혜택을 받았으며 어떻게 생활했는지 등을 이야기하면서 극구 사양하신 것이다.
아마 그동안 알게 모르게 선생님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하겠다며 힘든 일들을 겪으신 모양이었다. 당시 김형석 화가가 어떤 이유로 손기정 선생님에게 그림을 선물하겠다고 했는지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다.
그렇게 무산된 선생님의 그림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손기정기념관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니 그 그림은 보이지 않았으니 전해지지 않은 것은 분명한 듯하다.
김형석 선생님은 손기정 선생님에게 사진을 함께 찍자며 내게 사진을 부탁했고 나는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렇게 한참 사진을 찍은 뒤, 두 손을 모으고 서있는 나를 보고 손기정 선생님이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선생님도 사진 한 장 같이 찍지요"
미술관 직원인 내가 안 되어 보였던지 내게도 사진을 같이 찍는 기회를 주신 것이다. 미술관에 근무하다 보면 저명인사를 만날 기회가 많다. 대부분 거들먹거리는 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들과 사진을 찍는 일은 하지 않는데, 선생님의 호의는 기꺼이 수락했다.
내가 만난 손기정 선생님은 유명 인사이면서도 그 어떤 분보다 겸손했고 진솔하셨다.
월계수는 쌍떡잎식물 녹나무목 녹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학명은 Laurus nobilis이다.
감람수라고도 한다. 높이 약 15m이다. 나무껍질은 짙은 잿빛이며 가지와 잎이 무성하다.
잎은 어긋나고 딱딱하며 긴 타원형이거나 바소꼴로서 길이 약 8cm, 너비 2∼2.5cm이고 짙은 녹색이다.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이며 문지르면 향기가 난다.
꽃은 암수딴그루로서 향기가 나며 4∼5월에 노란색으로 피는데, 잎겨드랑이에 모여 달린다. 꽃잎은 4개, 수술은 8∼14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장과(漿果)로서 타원처럼 생긴 공 모양이고 10월에 검은빛을 띤 자주색으로 익는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며 번식은 종자나 꺾꽂이로 한다.
지중해 연안 원산인 월계수의 잎이 달린 가지는 월계관을 만들어 아폴로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피티아 제전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월계수 말린 잎은 베이 리프(bay leaf)라고 하며, 향기가 좋아서 요리나 차에 넣는다. 관상수로 심으며 민간에서는 열매와 잎을 건위제나 종기를 없애는 약재로 쓴다.
영어 이름인 로럴(laurel)은 속명으로 다른 식물을 가리키기도 하기 때문에, 노블 로럴(noble laurel)·스위트 로럴(sweet laurel)·스위트 베이(sweet bay) 등으로 부른다. 한국에서는 경상남도·전라남도에서 재배하고 북쪽 지방에서는 온실에서 가꾼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월계수 [laurel, 月桂樹]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그리스 신화 이야기다.
강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인 다프네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인이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꾸지람에도 달의 여신이며, 순결한 처녀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숭배하여 영원히 처녀로 남아있기 원했다
태양의 신이며, 궁술의 신인 아폴론은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인 퓌톤이라는 큰 뱀을 화살로 죽인 후 의기양양한 나머지 에로스가 가진 사랑의 화살과 자신의 화살을 비교하며 에로스를 놀리기 시작하였다. 이에 화가 난 에로스는 아폴론에게 말한다.
"당신의 화살은 무엇이든 꿰뚫지만, 내 화살은 당신을 꿰뚫을 수 있어요."
그러고는 두 개의 화살을 뽑아 들었다. 하나는 사랑에 빠지게 하는 황금화살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랑을 거부하는 납화살이었다.
에로스는 파르나소스 산꼭대기에 올라 황금 화살은 아폴론의 심장을 향해 쏘고, 납화살은 다프네를 향해 쏘았다. 두 화살은 아폴론의 심장과 다프네의 심장에 명중했다.
화살을 맞은 아폴론의 가슴속에는 다프네를 향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이 끓어올랐지만, 다프네의 마음은 냉정해지며 가슴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다프네를 향한 사랑을 억누를 수 없었던 아폴론은 다프네를 뒤쫓아 갔고, 다프네는 바람처럼 날랜 다리로 아폴론의 손길을 피해 도망쳤다. 하지만 뒤쫓는 아폴론에게는 사랑의 날개가 있어 도망치는 다프네보다 훨씬 빨랐다. 등 뒤까지 바짝 따라붙은 아폴론에게 잡힐 지경이 되자, 다프네는 아버지에게 자신을 숨겨달라며 도움을 청했다.
그녀의 기도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프네의 온몸은 서서히 마비되기 시작했다. 가슴 위로 엷은 나무껍질이 덮였으며, 머리카락은 나뭇잎으로, 그녀의 두 팔은 가지로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폴론은 월계수로 변한 다프네를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다프네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므로 나의 나무가 되게 하겠소. 나는 나의 왕관을 만들 때 그대를 쓰려고 하오. 나는 그대를 가지고 나의 리라와 화살통을 장식하리라. 그리고 위대한 로마의 장군들이 카피톨리움언덕(제우스의 신전)으로 개선 행진을 할 때, 나는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으로 엮은 왕관을 씌우리라. 그리고 또 영원한 청춘이야말로 내가 주재하는 것이므로 그대는 항상 푸를 것이며, 그 잎은 시들 줄 모르도록 해주리라. "
아폴론은 이루지 못한 다프네와의 사랑을 아쉬워했고, 그 후 월계수는 청춘과 영광을 뜻하는 나무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마른 월계수 잎은 향신료로 육류나 생선요리의 잡내를 없애는 데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월계수는 소화를 돕고,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며, 당뇨 증상의 개선에 좋다. 또 월계수 잎을 우려낸 물로 머리를 감거나 문지르면 두피가 건강해진다고 한다.
특히 월계수 잎의 오일은 감기 및 호흡기 치료에 좋으며, 심장 건강을 보호해 주고 불안과 스트레스 감소해 준다. 비타민과 무기질 항산화 등의 여러 영양소가 다양하게 함유하고 있어 피부미용에도 좋지만 알레르기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과 습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방부작용과 함께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월계수 잎의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서 섭취해야 한다. 특히 임산부나 모유 수유 중인 여성, 어린이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월계수 가지나 잎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생으로 먹으면 안 된다.
월계수는 나무와 잎은 물론 꽃에 각각의 꽃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