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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Mar 06. 2023

목련꽃 이야기 / 양희은의 '하얀 목련'

오늘은 목련꽃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듣는 것을 좋아하는 제가 어쩌다 노래방에 가면 빼놓지 않고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양희은 님의 '하얀 목련'입니다.


하얀 목련 / 양희은 작사, 김희갑 작곡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애잔한 노랫말 때문인지

노래를 부르는 내 가슴은 어느덧 촉촉이 젖어들곤 합니다.


이 노래의 탄생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습니다.


1982년의 봄, 30대 초반의 양희은은 3개월 시한부 난소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투병 중에 친구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됩니다.


"오늘 너와 똑같은 병으로 세상을 뜬 사람의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넌 잘 살고 있니? 싸워서 이겨"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고 그 편지를 읽은 양희은이 병실에서 간절한 기도를 마치고 창밖을 내다보는데 거기에 하얀 목련이 눈부시게 피어나고 있었지요.


양희은은 복받치는 감정으로 단숨에 노랫말을 써 내려갔지요.


그때 양희은이 유서처럼 쓴 '하얀 목련'은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만들었고, 이 노래를 부른 뒤, 양희은은 거짓말처럼 예전처럼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목련 꽃을 맨 처음 본 것은 아마 중학교 교정에서 일 겁니다.

당시 영부인이었던 육영수 여사가 목련을 닮았다고 사람들은 말했지요.

그때만 해도 목련은 요즘처럼 흔한 꽃이 아니었습니다.


이른 봄

죽은 듯 있던 나뭇가지에

봉긋봉긋 탐스럽게 피어나는


새하얀 목련은


꽃이라기보다

한 송이 한 송이 고귀한 존대인 듯

눈이 부셔서 쳐다보기도 힘들었습니다.

고개를 들면

사월의 하늘을 호위병 삼아


당당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으로 하늘거리는 목련꽃가지

발걸음도 조심스레 떨어진 꽃잎 하나를 주워듭니다.

아!

알싸하게 퍼지는 목련 꽃향기가

행여 날아갈세라

책갈피에 곱게 곱게 넣어두곤 했었지요.


지금은 흔한 꽃이 되어 아파트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목련들이 즐비하지만 보는 사람은 없지만, 고귀한 자태는 여전합니다.

목련[Kobus magnolia, 木蓮]


목련은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낙엽교목으로 크고 아름다운 흰색 꽃이 핍니다. 또 다른 이름은 신이(辛夷), 꽃눈이 붓을 닮아서 목필(木筆) 이러고 하고 꽃봉오리가 피려고 할 때 끝이 북녘을 향한다고 해서 북향화(北向花)라고 부르지요.


높이 10m 지름 1m이며, 가지는 굵고, 털이 없고 많이 갈라져 있지요. 잎은 어긋나며 넓은 난형 또는 도련형으로 길이 5~15cm, 너비는 3~6cm 정도입니다.

꽃은 4월 중순부터 잎이 나기 전에 피지요. 꽃잎은 백색이지만 기부는 연한 홍색이고 은은한 향기가 있습니다. 열매는 원통형으로 길이 5~7cm이며, 씨앗은 타원형으로 길이 12~13mm이고 외피는 붉은색입니다.


제주도 한라산 개미목 부근에서 자생하는데,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도 월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기가 있는 땅을 좋아하고 음지에서는 개화나 결실이 불가능하며 충분한 햇볕을 받아야 꽃이 잘 핍니다.

꽃이 아름다워《양화소록》(養花小錄)의 화목구등품제(花木九等品第)에서는 7등에 속하는데, 목련의 나무껍질에서 나온 수액은 감기를 치료하거나 기생충을 없애는 데 쓰입니다. 정원수로 가장 많이 심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목재의 재질이 치밀하고 연하여 상을 만들거나 칠기를 만드는 데 적합한 나무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목련꽃 전설


하늘나라에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공주의 아름다움과 착하고 상냥한 마음씨에 이끌린 하늘나라의 젊은이들은 저마다 사랑을 구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공주는 젊은이들을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하늘나라 왕이 공주에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공주는 아직 어리다는 말로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곤 했지요.

공주는 언젠가 북쪽 마을의 바다지기 신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본 바다지기의 늠름한 모습을 공주는 한시도 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바다지기는 이미 결혼을 하여 아내가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마음도 정직하지 못했고, 흉악하기도 했지만, 이런 사실을 알 리 없는

착하고 예쁜 공주는 그의 건장한 모습에 그만 온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만 것이지요.


공주의 마음속에는 오직 바다지기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공주는 아무도 몰래 궁궐을 빠져나와 북쪽을 향해서 걸었습니다.


묻고 물어서 바다지기가 있는 곳까지 찾아갔지만, 바다지기는 이미 결혼을 한 사람이었습니다.


바다지기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실망한 공주는 안타까운 심정을 달래지 못하고 결국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바다지기는 마음이 바르지 못했지만

공주의 사랑에 감동하여 시체를 거두어 잘 묻어 주었습니다.


그날부터 바다지기는 기운도 없고 말도 잘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남편이 걱정되어 물어보는 아내를 바다지기는 점점 귀찮아하더니, 아내에게 약을 먹여 죽여버리고 말았습니다.


나중에야 딸의 소식을 전해 들은 하늘나라의 왕은 바다지기를 사모하다가 죽은 공주와 바다지기의 아내를 꽃으로 태어나게 했습니다.

공주의 넋은 하얀 백목련으로

바다지기 아내의 넋은 자줏빛 목련인 자목련으로 태어나게 하였습니다.


북쪽 바다의 신인 바다지기를 사랑했던 두 여인의 넋이 되어 무덤가에 피어난 두 목련은 죽어서도 바다지기를 잊지 못해 북쪽을 바라보고 핀다고 합니다.

목련 꽃의 꽃말은 '자연애', '고귀함', '이를 수 없는 사랑', '숭고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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