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밤이 되면, 나는 피어난다.
햇살 아래에서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해가 지고 달이 뜨면 비로소 나의 존재를 알린다.
투베로즈, 월하향.
내 이름은 밤에 피는 향기이다.
어느 여름밤, 사랑을 고백하려던 여인이
하얀 투베로즈 한 다발을 들고 기다렸다는 이야기.
그녀는 끝내 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며,
달빛 아래 꽃잎을 흩날렸고
그 향기는 아직도 밤하늘을 떠돌고 있다.
투베로즈의 향기는 단순한 꽃향기가 아니다.
기억과, 욕망과, 기다림의 냄새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나를 ‘위험한 쾌락’이라 부르고
또 누군가는 ‘관능’이라 이름 붙인다.
그러나 나는 단지 밤을 사랑할 뿐이다.
사랑은 언제나, 달빛 아래서 더 깊어지니까.
6월 16일, 오늘이 생일인 당신에게 투베로즈 한 송이를 전합니다.
당신의 사랑은 깊고, 위험하며,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