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7월의 태양은 한낮에도 아낌없이 열을 쏟아붓습니다.
햇살이 작열할수록 자연은 더욱 선명한 색으로 응답하죠.
그 중심에 당당하게 서 있는 꽃,
오늘의 탄생화는 칸나(Canna)입니다.
이 꽃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무언가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꼈습니다.
두려움 없이 피어나고,
자신의 색깔을 확신하며
그 어떤 조건도 기다리지 않는 꽃.
칸나는 중남미 원산의 여름꽃으로,
길게 뻗은 줄기 위에 활활 피어나는 듯한
붉고 노란 꽃이 특징입니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함께 강렬한 존재감을 지녔고,
무성한 초록 잎 사이로 활짝 핀 모습은
마치 열대 정원의 불꽃같지요.
♣ 식물 정보 한눈에 보기
이름: 칸나 (Canna indica)
과명: 칸나과 (Cannaceae)
개화 시기: 7~10월
특징: 키 1~2m, 굵은 뿌리, 화려한 대형 꽃
색상: 붉은색, 주황, 노랑 등
꽃말: 불타는 정열, 영원한 사랑, 당당함
이름 ‘칸나’는 라틴어로 '갈대(cane)'를 뜻합니다.
굵고 속이 빈 줄기에서 비롯된 이름인데,
이 꽃을 보고 있으면 줄기의 비어 있음보다
그 위에 피어난 뜨거운 꽃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 칸나의 꽃말은 ‘불타는 정열’.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열정이 아닌,
한 번 피어나면 쉽게 꺼지지 않는 깊고 오래된 사랑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칸나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꽃이라 부르기도 하지요.
♣ 전해지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옛 잉카의 여사제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부족의 불씨를 지키기 위해
하늘을 향해 기도한 후, 마지막 불꽃을 땅에 묻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자리에 붉은 꽃이 피어났고, 사람들은 그 꽃을 ‘불꽃의 꽃’이라 불렀습니다.
그것이 바로 칸나였지요.
불타는 듯 피어오르되, 소란스럽지 않은 꽃.
절망 끝에서도 피어나는 조용한 생의 의지.
이 꽃을 키우는 일은 마치 계절과 동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햇빛을 좋아하고, 더위를 견디며,
늦가을까지 그 정열을 이어가는 칸나는
무심하게 심어도 해마다 다시 꽃을 피웁니다.
아무리 가물어도,
비에 쓸려도,
그 단단한 뿌리에서 또다시 불꽃을 틔워 올리는 꽃.
나는 이 칸나를 보면,
늘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고 속으로 중얼거리게 됩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고,
뜨겁지만 소란스럽지 않은 사람.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때가 오면 누구보다 눈부시게 피어나는 존재.
7월 15일,
오늘 이 하루가 당신에게 칸나처럼 용감한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누군가에게는 뜨거운 응원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불씨가 되어주는 당신을,
나는 이 여름 내내 응원합니다.
※ 참고로 7월 15일 탄생화는 출처에 따라 다르게 소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내 일부 탄생화 자료에서는 오스트리아 들장미를,
또 다른 자료에서는 칸나(Canna)를 탄생화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들장미는 수줍은 사랑과 기다림,
칸나는 불타는 정열과 당당함이라는 상반된 꽃말을 지니고 있어
서로 다른 매력을 전합니다.
어떤 꽃을 오늘의 탄생화로 기억할지는
각자의 감성과 선택에 맡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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