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재능이란 무엇인가
어떤 친구가 어느날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음악적 재능이란 무엇일까?"
나는 그 질문을 듣고 한참 생각에 잠겼다.
'진짜로 그것은 무엇일까?'
'음악적 재능이란 건 타고난 걸까, 후천적으로 발달되는 것일까?'
'음악을 하고 있는 나에게는 음악적 재능이 특별하게 많은 것일까?'
'음악적 재능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기준이란 무엇일까?'
'재능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거나 말로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렇다면 어떤 것을 음악적 재능이라고 규정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를 갖고 있어야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왜 어떤 사람은 음악적으로 뛰어난 감각과 민감성을 가진 반면 어떤 사람은 그것에 있어 둔할까?'
평소 나는 길거리를 걸으면서도 인간 존재의 본질이나 음악의 시작과 끝, 음악의 가치 등에 대해 생각하는 조금은 괴짜같은 사람이기에, 이 질문은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흥미로운 질문들을 마구 끄집어내주었다.
이에 대해 불완전하지만 이 질문에 관련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음악적 재능과 음악적 본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내가 유아부터 초등, 중고등, 성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음악을 가르쳐보며 얻은 결론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아무리 음악적 재능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기본적인 리듬감이나 음감,
듣기 좋은 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 등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삶의 순간순간 자신도 모르게 음악을 추구하고 이를 향유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음악을 한번도 배워보지 않았을지라도 옛 선조들은 농사를 하며 여러 노동요를 부르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도 하였고, 운율에 맞추어 시조를 짓고 노래하기도 하였다.
이는 현대에 와서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인들도 중요한 행사나 축제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음악을 향유한다.
예를 들어, 야구장에서 응원을 할 때 사람들은 각 선수들의 응원가를 만들어 함께 노래 부르기도 하고
치어리더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사람들의 흥을 돋구고 사기를 북돋기도 한다.
아무도 이들에게 음악을 만들라고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음악을 만들고, 부르고, 이를 함께 향유한다.
이러한 예시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우리는 음악이 이곳저곳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인간의 존재가 음악적 본성과 재능을 타고난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인간이란 본성적으로 '음악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며,
따라서 인간은 누구나 본성적으로 음악적 감각과 재능을 기본적으로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흔히 사람들이 '음악적 재능'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러한 본성적이고 기본적인 인간의 음악적 감각 및 재능 너머의 것을 이야기한다.
즉, 사회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음악적 재능'이란 한 사람에게 있어 음악적 재능이 얼마나 더 손쉽게 발현되는지, 얼마나 더 음악적인 감각에 예민한지, 음악을 창작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 얼마나 민감하고 섬세한지, 음악을 인지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음악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얼마나 예술적인지 등을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의 정도에 대해 객관적이고도 명확하게 판단하여 음악적 재능의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즉, 음악적 재능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서 객관적이고도 분명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음악적 재능이란 인간 내면에 관한 것이므로 이를 객관적이고도 명확한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음악적 재능이 더 많은가 적은가에 대해서는 완전히 명확한 답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람의 음악적 결과물(예를 들어 창작물, 연주의 실력 등)을 보고 이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는 있다.
그리고 음악적 재능은 앞서 말했듯이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주어지기에 후천적인 노력과 훈련을 통해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예 태어날 때부터 특출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런 사람들은 남들에 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정말 극소수이며,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음악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후천적인 노력과 훈련을 끈기 있게 한다면 천재들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내적인 음악성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나도 어릴적부터 그렇게 특출난 음악적 재능이나 끼를 갖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나는 내게 있는 음악적 재능과 음악에 대한 열정의 작은 씨앗을 발견하였고
이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끈기 있게 훈련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그에 따라 음악적인 감각과 감수성 및 표현력에 있어 어느 정도 일반 수준 이상의 '음악적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나는 결코 음악 천재가 아니고, 기본적으로 갖고 있던 나의 내적 음악성을 발현시키고 성장시키는 기회를 잡고 끊임없이 훈련해온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음악적 재능은 모두에게 있어 어느 정도 충분히 후천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반인이라고 해서 음악적 재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전공자라고 해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다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음악적 감각이 좀 더 발달한 사람은 분명히 있지만, 내적 음악성을 성장시킬 기회를 잡고 지속적으로 훈련해왔는가가 그 사람의 음악적 재능에 아주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도 보면 음악 전공자가 아니지만 그 창의력과 음악적 센스가 음악 전공자보다 월등한 친구도 있고,
내 피아노 레슨생 중에는 이제 만으로 5살인데도 타고나게 절대음감을 갖고 있고 음악을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가사를 즉흥으로 만들어 노래하기도 하고 자신이 작곡한 간단한 음악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떠오르는 제목을 짓는 꼬마도 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놀랍다.
이 친구들이 자신의 내적인 음악성의 씨앗을 발견하여 계속 훈련하고 이를 발현한다면 그 음악적 재능이 더욱 성숙되어 발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나는 '음악적 재능'이란 인간 누구에게나 내재적이고도 본성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며, 그 기본적인 재능의 정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 내적 재능과 본성을 발견하여 훈련하고 노력한다면 음악적 재능은 충분히 성장하고 발달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삶에서 음악을 향유하는 것은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모두가 우리 삶에 주어진 '음악'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사랑하고 누리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가 자신 내면에 주어진 '음악'이라는 소중한 '본성'을 그 크기에 상관없이 발휘하며 살면 좋겠다.
- by. 강의하고 글쓰는 음악학자 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