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브랜딩에 도착했다
월급날은 그렇게 행복했는데, 왜 3주 만에 텅장이 되어버리는 걸까?
카드값, 배달비, 넷플릭스 구독료... 정신 차려보면 월급이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난다.
사실 ‘돈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정작 왜 모아야 하는지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와 인스타에도 돈 관리 콘텐츠는 넘쳐나지만, '이따 봐야지..' 하고 저장하고 끝. 정작 내 통장에는 변화가 없다.
어렵고 딱딱한 금융 지식이 아니라, 내 돈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쉽고 친근하게 알려주면서 ‘나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선택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오늘 다루고 싶은 브랜드는 토스, 그중에서도 금융 콘텐츠 플랫폼 '토스피드(Toss Feed)'다.
토스는 "쉽고 편리한 금융을 경험하는 브랜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이를 토스피드에서 쉽고 재미있게 금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블로그를 발행하고있다.
고객 중심 서비스가 뛰어난 토스답게,
토스피드는 PC화면과 모바일화면에서 보여주는 얼굴부터 달랐다.
우리가 각 잡고 볼 수 있는 PC 화면에서는 내용이 조금 긴 콘텐츠를 보여준다.
모니터가 가로로 길어서 긴 글도 피로 감 없이 찬찬히 읽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였다.
게다가 정제된 PC화면 속 귀여운 일러스트 덕분에 어렵다는 거부감을 낮춰준다.
좌측에 있는 '오늘의 시리즈'는 새로고침할 때마다 순서가 바뀌는 정도로 어수선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에 모바일 화면은 비교적 직관적이다.
들어가자마자 '이 주의 콘텐츠' '이번 주 많이 본 콘텐츠' 같은 클릭하고 싶은 주제들이 모여있다.
이는 언제든 화면을 넘길 수 있는 모바일 사용자를 고려하여 콘텐츠를 배치했다.
하지만 의아하게도 모바일 화면 속 ‘이번 주 많이 본 콘텐츠’에는...
'예금보호한도가 5,000만 원에서 1억으로 올라요' 같은 관심도 없는 주제였는데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야기라니까... 나 혼자 뒤처질까 봐 클릭했다.
클릭하고 바로 눈에 보이는 <1분>
'이거 노잼이지만 금방 읽어요'라고 서둘러 말하는 듯했다.
1분이면 뭐~라는 마음에 읽게 되어 금융 지식 +1 적립되는 기분
나도 이 글을 쓰면서, 토스피드에 관심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겠다는 느낌으로 소제목(30초)를 덧붙였다.
이렇게 토스피드는 화면 설계에서부터 사용자가 금융 지식을 최대한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집중한다.
잠깐 들여다봐도 토스피드의 많은 글에서 일러스트나 캐릭터를 볼 수 있다. 금융 서비스라고 하면 보통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을 떠올리기 쉬운데, 토스피드는 따뜻함을 선택한 것.
토스피드는 이용하는 사람과 감성적으로 연결되기 위해 일러스트로 거부감을 낮추고, 이어서 글로 다가온다.
"우리는 다양한 꿈을 가지고 있어요. 나에게 기회가 왔을 때 돈 때문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지금부터 조금씩 돈 관리에 관심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 토스피드 내용 중
토스피드의 따뜻한 배려는 일러스트만이 아니다. 실제로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 소비 이야기를 공유하고 공감하고자 했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부터 시작한 'My Money Story' 인터뷰 캠페인. (매년 주제를 바꿔서 진행한다)
My Money Story 캠페인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에서 마주한 돈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면서, 서로 배우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돈을 모으거나 버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재테크를 시작한 계기, 예상치 못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 등이 소개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결론적으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혹은 '나는 앞으로 이렇게 해야겠다'라는 발판이 되어, 사용자들이 돈을 대하는 태도를 건강하게 바꾸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토스피드는 온라인 서비스지만,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THE MONEY BOOK과 더 머니북 출간 팝업 스토어와 서울국제도서전 전시다.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 The Money Book은 경제적 독립의 시기를 맞이한 2030에게 금융생활의 친절한 안내자가 되고 싶다는 취지에서 발간되었다. 발간되자마자 한 달 반 만에 5만 부가 넘게 팔려나갔고, 교보문고에서는 종합 베스트셀러 1위까지 기록하였다.
"나는 왜 과소비를 멈추지 못할까?"
"돈이 늘 부족한데 저축을 꼭 해야 할까?"
"지금 자동차를 사도 될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100가지 질문을 금융 경제 전문가들이 쉽게 답변해 주는 책으로 토스가 제공하는 경제적 인사이트를 담아냈다.
획기적인 부분은 충분히 토스피드에서 경제적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실물책'으로 발간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온라인에서 휘발되고 마는 게 아니라, 곁에 두고 언제든 펼쳐볼 수 있는 책이기를 바라는 마음에 채택한 듯하다. 일반적인 책과 다르게 180도로 펼쳐 놓고 읽기 좋다는 장점까지 지녔다.
The Money Book은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이어졌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다소 의아한 장르라고 생각했지만 세제, 우유, 통조림, 티셔츠 등 여러 생필품 사이에 머니북을 진열해, 머니북 또한 금융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는 감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토록 좋은 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다.
토스는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만 내 주변에 토스피드를 알고 이용하는 사람이 극히 적었다는 것이다.
토스피드에 대해 찾아보면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2030대 친구들 10명에게 물어보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제대로 알고 있는 친구가 없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영상디자이너/마케터/공무원/서버관리자)
The Money Book 발간과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에도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지 못해서 '아는 사람만 유익한' 플랫폼이 되는 것이 아쉬웠다.
좋은 영향력은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마케터로서, 개인적으로 나라면 토스피드를 어떻게 더 알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가지고 끝마치게 되는 브랜드다.
이 해결책에 대해서는 곰곰히 생각해본 뒤, 다음 편에 이어서 작성해보려한다.
만약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은 토스피드를 쓸 것인가? 안 쓰게 된다면 이유가 궁금하다. (정말로!)
여러분의 금융 생활도 쉽고 편리하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