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bye, 궁상아!
노란 에어팟으로 드러난 그의 속내,
그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나는 결국 새 걸 하나 사려 작정하고, 슬쩍 운을 뗐다.
“사실은 요즘 두 시간만 들어도 밧데리가 나가거든. 하나 사는 게 낫겠재?”
말이 떨어지자마자 번개처럼 튀어나오는 답.
“그래, 그거 쓰는 사람들 다 그러더라.
1년 지나면 밧데리 때문에 바꾼다 하더라.
이참에 하나 사라.”
“그럴까….”
“내가 장바구니에 넣어둔 거 봐봐라.
두 개 있거든, 둘 다, 산 사람도 많고,
좋다는 후기가 제법 있더라. 한번 봐봐.”
들어가 보니, 4~5만 원대 아이보리, 둘 다 귀걸이형.
하나는 예전 거랑 비슷하고, 다른 건 신형.
그리 싼 거 타박하더니, 정작 이 가격대에서 고르라니? 대체 무슨 논리지?
“니가 골라라. 니 하나 하고, 다른 건 내가 써 볼까?”
“자기는 있잖아.”
“내 거는 귓속형이라 오래 끼고 있으면 좀 아프다.
저건 그리 안 비싸니,
니가 하나 사면, 나도 하나 써 보자.
아, 참. 하나 더 있긴 하지.”
은은한 로즈골드 빛 에어팟 등장.
“이건 비싼 거다. 아낀다니까! 산책 갈 때만 쓰고,
눌리면 안 되니까 누워선 안 써.
아하! 바로 이거였구나. 드러난 야심이!
내 노란 테이프 에어팟의 부상을 이미 알고,
예비용 하나 더 챙기려는 작전이었어.
합리적 의심, 발동 완료.
어쨌든 나는 전광석화처럼 결제 버튼을 눌렀다.
한참 머리 굴려 의도를 파악했지만,
결정은 순식간이었다.
새 물건 사는 데 주저하던 시간이 절약됐고,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노란 궁상도 사라질거니, 더할 나위 없었다.
결정장애인 내 병을 정확히 진단해,
처방까지 내린 그이. 고맙다.
또 이렇게 새 것을 가지는 기회를 주었으니.
그이는 내 거를 사 주고 싶었을까,
아니면, 자기 걸 사고 싶었을까?
무엇이 먼저였는지, 그 마음이 여전히 궁금하다.
속내는 서로 다 알면서도,
모른 척 넘어가 주는 게
우리 둘의 사랑과 전쟁의 '사이'에 머무르는 방식이다.
솔직히 나도 새 거 욕심은 났다.
다만 시기가 조금 빨라졌을 뿐.
그래서 궁상아, 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