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삼식이 삼촌>:삼촌은 다 계획이 있구나!
디즈니 플러스에서 지난 15일 <삼식이 삼촌>1화-5화까지 공개되었다.
송강호의 팬으로서 정주행했다.결론은 '우와!'는 아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신연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는데,감독은 영화 <동주>,<거미집>등의 각본을 썼고 <카시오페아><배우는배우다>등을 감독했다.이 분도 드라마 각본,연출은 처음인듯하다.
시대 배경은 1960년. 돈과 수완으로 권력자들에게 줄을 댄 기업인 박두칠(송강호), 내무부에서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 계획을 세웠으나 좌절된 가난한 엘리트 김산(변요한)이 주인공이다. 박두칠이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이유는 전쟁 중에도 내 가족과 친구 삼시 세끼는 챙긴다는 모토 때문인데,삼식이는 미국 유학 시절 누구나 피자를 마음껏 먹는 부강함이 부러웠다는 김산의 연설을 듣고 큰 감명을 받는다. 그리하여 김산을 국무총리로 세울 계획에 돌입한다.삼식이 삼촌이 김산을 포섭한다.
● 역사엔 없는 인물 삼식이가 재구성하는 흥미로운 현대사 (feat.연기왕 송강호)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의 3.15부정선거와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1960년대 전후가 배경인 이 드라마에서 이승민(이승만)대통령 등 실존인물을 연상시키는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혁신당의 주인태(오광록 분)는 이승민 대통령 재선을 위협하는 인물로 나오는데,실존인물은 당시 이승만의 가장 큰 정적인 조봉암 선생이라고 한다.(조봉암은 숙청된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삼식이 삼촌'이다.삼식=세끼 ,三食 이다.
' 삼식이 삼촌'이 상징하는 건 ,자기 자식들도 지켜주지 못할 정도로 무능하고 가난했던 이 시대의 아버지가 아니라,삼시 세끼 먹여줄 유사 아버지 ,'삼촌'이다.어둠의 경로로 '국부'를 만드는 킹메이커라고나할까.
무능한 아버지를 평생 원망했던 김산은 그런 삼식이와 손을 잡는다.
자기와 자신이 돌보는 조카에게 달콤한 빵과 두툼한 조기를 조공할 수 있는 능력자,그런 삼식이에게 미래를 거는 거다.그와 동시에 원래의 미래였던 이승민의 정적 주인태의 딸과는 이별한다.
이 드라마는 현대사 자체가 스포지만 역사엔 없는 인물 삼식이가 역사를 어떻게 재구성할지 지켜보는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삼식이는 깡패와 손잡은 정치 브로커이자 사업가로서 배신과 배반을 밥먹듯한다. 때론 거만하고 때론 비굴하며 악한 인간인지 선한 인간인지 애매모호할 뿐 아니라 ,그가 진짜 원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삼식이는 과연 국민들이 피자 한판씩 사먹을 수 있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어둠의 '국민삼촌'이 될 것인가?삼촌의 원대한 계획과 삼촌과 얽힌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역사가 이 드라마를 계속 재생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여기엔 드라마 전체를 장악하는 송강호의 강렬한 존재감과 최강의 연기력이 한몫한다.
좋은 놈도,나쁜 놈도 아닌 '이상한 놈'역할에 송강호만한 인물이 또 있을까?!
● 조금은 촌스러운 연출의 약점
감독은 마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처럼,어둡고 비극적이면서 아련한 향수를 자아내는 ,고전 영화의 풍모를 물씬 풍기는 색감과 미술,음악을 의도적으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의 다소 촌스러울 수도 있는 타이틀 또한 그렇다)
하지만,이런 연출이 성공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장면마다 세트 느낌이 너무 많이 난다거나 깊이감이 부족해보이는 미술은 좀 조악해보인다.음악도 튄다. 시리즈물에서 흔히 사용하는 한 회 한 회 완결된 폼이 없이 에피소드를 별 임팩트없이 툭툭 끊은 것도 약점이다.게다가 국회희원 강성민등 몇몇 인물은 너무 전형적이어서 지루하다 .
하지만,중요한 건 감독이 촘촘하고 겹겹이 쌓아올린 인물들간의 관계와 스토리가 궁금하냐일 것이고,그 지점에선 성공했다고 본다.
1화부터 5화까지는 16부작 전체로 봤을 때,빌드업의 과정으로 보인다.
5화 말미에 이르러 삼식이 삼촌은 말한다.
내가 세상을 만들었나.세상이 날 만든거겠지
앞서도 말했지만 5화까지 드라마를 이끄는 알파와 오메가는 삼식이 삼촌이다.
삼촌이 만들어가는 세상 ,아니 세상이 만든 삼촌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그렇다, 삼촌은 (원대한)계획이 다 있다!
내맘대로 랭크 : 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