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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려되었습니다 Jan 10. 2024

고양이는 유당불내증을 앓는다.

 평소 '새끼 고양이'를 떠올리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초승달 모양의 행복해 보이는 눈으로, 그릇에 담긴 우유를 홀짝이며 골골송을 부르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내가 아주 어릴 때는 길고양이를 보면 동네 슈퍼에서 우유를 사서 주곤 했는데(당시엔 고양이 전용 간식이 없었다) 그 아이들이 대부분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으며, 내가 간 뒤에 지독한 설사를 겪었을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쓰리다. 내 작은 선의가 그 아이들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왔을 줄이야.


 '강아지가 초콜렛을 먹으면 죽는다'라는 사실은 비반려인도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막상 고양이가 무엇을 먹으면 안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어여쁜 아이들은 스스로 샤워(그루밍)도 하고, 화장실도 가려서 쓰고, 강아지보다 우당탕탕(?)하는 느낌이 덜해서 그런지 자기에게 해로운 것은 먹지 않을 것 같은 무조건적인 신뢰가 생기기 때문일지도.


의외로 고양이는 우유와 생선을 먹으면 안된다.


 고양이가 먹으면 안되는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생고기, 초콜릿, 토마토, 날생선, 과일, 유제품으로 6종류가 있는데, 이 중 날생선은 조금 의외인 항목이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기"라는 속담처럼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이미 우리 모두가 믿고 있으니까! 그러나 이마저도 한국과 일본처럼 고양이가 서식하고 바다가 많은 국가에만 있는 낭설이라고 한다. 실제로 고양이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생선보다 고기를 훨씬 더 좋아한다.


 한 번은 지인이 고양이에게 키위를 줬더니 그날 밤부터 설사를 해서 동물병원에 갔는데, 수의사 선생님께서 '어떤 설사였나요?'라는 물음에 머리가 하얘졌다고 한다. 뭘 먹었는지(키위)를 명확히 알아서 다행이지, 갑자기 설사를 했다면 구태여 크게 검사를 할 뻔 했다. 그 이후로 지인의 갤러리에는 동글동글한 감자 사진이 간혹 실리곤 한다.


 고양이와의 삶은 때론 조심스럽고 세심한 관심을 필요로 하지만, 고양이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행복함을 부정하는 집사는 없을 것이다. 간혹 식탐이 많은 아이들이 애처롭게 쳐다보아도, 이 작은 친구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자제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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