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을 하는 직원은 틀렸습니다.
무성의, 불성실. 그럴 거면 집으로...
한 기업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보니, 다양한 사람과 협업을 진행한다. 협업 과정에선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인 요소다. 지금까지 일을 해보니, 무능력한 직원으로 불리는 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언어가 무엇인지 이제는 명확히 알 것 같다.
1. 굳이
어떤 상황에 마주하면 업무 과정을 공유하고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건지 열의를 다해 설명한다. 그럼 통상 그들의 대답은 “굳이... 해야 해요?”
이건 무능력은 게으름에서 기반한다는 걸 방증하는 언어가 아닐까? 일을 더하지 않아도 월급이 나올 텐데 굳이 왜 일을 벌이냐는 그 반문은 열의를 가진 동료의 의지를 꺾는다.
2. 꼭 필요(해야)해요?
어떤 일을 요청한다. 그럼 상대방이 할 수 있는 상식적인 답은 두 가지다. “언제까지 하면 될까요?”, “지금 선순위 업무 때문에 이번 주 중에는 불가할 것 같아요.” 이 두 가지다.
그런데 그들은 꼭 반문을 한다. 꼭 해야 하냐는 물음. 최근에서는 홍보팀 일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거래처 입금 관련 업무를 맡게 됐다. 이 과정에서 그 거래처를 담당하는 담당자가 사업자 등록증도 없이 세금 계산서 발행을 요청해 왔다. 이에 사업자등록증을 요청했다. 이에 그는 “꼭 필요해요?”라는 어이없는 답변을 들려줬다.
삶에 꼭이 어디 있겠는가. 삶에 ‘꼭’은 공기 정도 아닐까. 매사 꼭? 반드시? 라며 반문하는 이들을 보며 속으로 삼킨 말이 있다. “그따위로 일할 거면 꼭 회사를 다녀야 해요?”
3. 내 일도 네 일, 네 일도 네 일.
일을 못하는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내 일도, 네 일도 네 일이라는 것. 우연히 홍보팀에서 매출을 발생시켰다. 그렇다면 계약서를 송부하고 거래 명세서를 산출하는 일은 누구의 담당일까? 단, 한 번도 그런 업무를 해보지 않은 홍보팀? 아니면 항상 관련 일을 진행하는 영업팀? 일하기 싫은 순간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뭐 조금은 더 솔직히 내가 이뤄낸 실적에 숟가락 얹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기에 기꺼이 내가 진행했다. 아무렇지 않게 내 업무 영역을 침범하는 모습이 솔직히 나라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은데, 일을 못하는 그는 역시 남달랐다.
“앞으로도 이런 행정 처리는 갑순 씨가 하는 거죠?”
“네, 그럼 그쪽 자리는 없어도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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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가 되지 않겠다 말한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게 모순적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을 거다. 그러나 내가 말한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건 루팡이 되겠다는 뜻이 아니다.
노예는 내 삶이 회사 중심적으로 돌아가고 회사가 당연히 요구하는 착취를 용인하고 그래야 한다고 동조하며, 야근 수당도 없는 회사에서 강요하는 눈치 야근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는 이들을 옥죄는 짓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간혹, 회사를 다니면 진짜 ‘도둑’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자신의 업무에 대한 일 말의 책임감도 없고, 게으름으로 일관하며, 동료들의 열의를 한심스럽게 바라보는 이들.
그런 직원은 틀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회사는 이런 이들을 솎아내지 못한다. 열심히인 이들에게 도둑들의 일까지 몰아주며 그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