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세뇌의 우상

명품을 소비하지 못해 답답한 이들에게

by 한수아



당신의 주관에 따라 물건의 가치는 달라지는데 슬퍼한들 무슨 소용인가? 당신은 세뇌 당한 것이다.


인간은 물건을 바라보며 그 안에 본질이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본질이란 없다. 당신이 바라보는 값비싼 가방,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그것은 물질 그 자체의 가치는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서로에게 씌운 환영(幻影), 집단적 최면이다. 당신이 슬퍼하며 “왜 이렇게 비싼가”라 묻는 순간조차, 이미 세뇌는 시작된 것이다.


명품이란 이름은 단순한 가죽과 바느질 위에 덧씌운 주술이다. 그것은 신분제가 사라진 시대에 새로이 고안된, 은밀한 계급제도다. 봉건의 작위 대신, 이제는 브랜드 로고가 귀족의 문장이다. 다이아몬드가 결혼의 필수품으로 둔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광고라는 이름의 세뇌 의식 속에서, 한 세대 전체가 새로운 ‘필연’을 학습했다. 이는 우상이 붕괴한 자리에 새로운 우상을 세우는 것, 곧 니힐리즘의 연속극이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은 ‘타인의 눈’을 스스로의 감옥으로 삼는다. 그러니 명품은 단지 물건이 아니라, 감옥의 열쇠를 스스로 삼키는 행위다. 그 속에서 인간은 서로를 비교하고, 서로를 끌어내리며, 인정받기 위해 끝없는 개미지옥에 빠진다. 사회는 바로 그 번뇌를 연료로 삼아 돌아간다.


필자 또한 이 우상 앞에 무릎 꿇은 적이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구조가 드러났다. 브랜드는 실체가 아니라 장치, 인간을 묶는 가장 세련된 쇠사슬이다. 그것은 ‘자유’를 노래하며, 동시에 자유를 빼앗는다. 우리는 “내가 선택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선택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묻자. 당신은 이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이용되고 싶은가? 세뇌하는 자와 세뇌당하는 자가 서로의 그림자를 핥으며 살아가는 이 혐오스러운 연극을, 당신은 계속 이어가고 싶은가?

작가의 이전글자각몽을 관찰하는 법